아기나비 이야기

- 나비 사업장의 데이케어센터 아이들






오후 한시, 우리가 만나는 시간

오후 한시, 탄자니아의 뜨거운 태양이 우리 모두를 지치게 할 때쯤 단비 같은 존재들이 나타납니다. 나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여성들의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운영되는 데이케어센터 아이들이 바로 그 단비인데요,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이 교실에서 뛰어나오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피로가 싹 달아날 정도랍니다.

나비에 참여하는 나비 여성들의 미취학 아동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데이케어센터에는 요즘 20명가량의 아동들이 있는데요, 다들 얼마나 활기찬지 오후 한시가 넘어 수업이 끝나고도 사업장 곳곳을 누비며 한참을 어울려 놉니다.




<나비 사무실 앞에서 한 컷!>





데이케어센터, 나비 프로젝트의 센터?

데이케어센터가 있어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여성들은 아이들이 잘 있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확인할 수 있고, 또 하루 종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안 보이는 곳에 혼자, 혹은 다른 이의 손에 지낸다면 얼마나 걱정했을지, 아이들을 같이 돌봐줄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Good morning Uncle!" 제가 아침에 데이케어센터에 들어가면 듣는 인사입니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Uncle로 불리면 마치 한 가족 같은 기분이 들어 참 기분이 좋은데요, 우리 사업장에는 벌써 손자가 있는 매니저도 있고, 역시 손자가 있는 선생님도 있고 엄마들도 있고, 삼촌인 저도 있고, 무엇보다도 아이들도 있으니 한 식구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또 그 중심에는 우리 데이케어센터 아이들이 있는 게 아닐까요?



<데이케어센터 아이들과 Cecilia 선생님, 다같이 손잡고 둥글게 둥글게~!>





총천연색 아기나비들

나비 사업장 곳곳을 누비는 우리 아이들! 한참 세상 모든 것에 호기심이 많을 나이라 그런지, 매일매일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하루는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흥분해서 Mdudu!!!(음두두, 벌레)를 외치며 저를 밖으로 불러 나간 적이 있는데요, 커다란 달팽이를 둘러싸고서 어쩔 줄 모르면서도 신기해하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저절로 아빠미소가 지어지더라고요.

이뿐만 아니라 새끼염소를 쫓아 뛰어다니기도 했다가, 군것질 거리를 나누어 먹기도 하다가, 어디를 가는지 한 줄로 행진을 하기도 했다가... 장난감, 오락기가 없어도 항상 즐겁고, 이렇게 끊임없이 무언가 하는 우리 아기나비들! 보고만 있어도 참 예뻐요.



<달팽이 사건 당시의 사진>



<Stella! 뭐먹니!?>



하지만, 수업을 마쳤다고 놀기만 하는 것도 아니에요. 흙바닥에 앉아 배운 숫자를 써보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한답니다. 1~10까지 숫자세기를 배운 날엔, 흙바닥에 앉아 그날 배운걸 자랑하는데요, 6과 9를 4와 8을 틀리게 쓰곤 하지만(스와힐리어로 4는 nne은네, 8은 nane나네로 발음이 비슷해 헷갈린답니다!) 배운걸 자랑하는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매일매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우리 데이케어센터 아동들, 색색이 총천연색 '아기나비들'이라고 불러보는건 어떨까요?




<하나, 둘 숫자쓰기!>



아기나비들과 눈인사를

처음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데이케어센터가 운영되었을 땐, 저는 교실에도 들어가지 못했답니다. 낯선 외국인의 등장에 나만 보면 울어버리는 아이가 세 명이나 되었기 때문인데요, 이제 시간이 지나 서로 익숙해져서 눈이 마주치면 생글생글 웃는 아이들을 보며 너무나 행복합니다.



<초롱초롱한 우리 아이들>




데이케어센터의 아이들은 대부분 어린 아이들이라 대화하는 게 어려워서 손을 잡거나, 같이 뛰거나, 공을 차거나 하는 식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조금 큰 아이들과는 가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데요, 어린 나이에 벌써 동생을 챙겨야 한다는 어른스런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또 호기심 가득한 모습을 보여줘 기특하기도 하다가도, 어린 나이에 벌써 거친 말들을 배워 쓰는 모습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귀가했을 때도 좋은 말만 듣고 좋은 것만 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도시 외곽 지역의 환경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지 않아 안타까워요. 

그래도 아이들이 센터에 와 있는 동안은 나비 프로젝트의 모든 사람들이 사랑을 듬뿍 주고 있으니, 우리 아기나비들도 아름다운 나비로 성장해주겠죠?



여러분! 우리 데이케어센터 아이들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언제나 KARIBUNI! (카리부니, Welcome!)



<KARIBUNI!!>



글 : 우승훈 봉사단원





국제아동돕기연합이 진행하고 있는 NABI Project는 탄자니아 미혼모 자립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교육 이수 후에도 안정적인 소득원을 창출하여 이들의 삶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당신의 작은 선택이 탄자니아 미혼모와 여성가장, 더 나아가 그들의 아이들에게 꿈을 향한 아름답고 강한 날개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작은 날개짓이 모여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낼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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