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이른 대선으로 한국에서는 선거 준비가 한창입니다. 최근 나라를 뒤흔든 국정 농단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정부가 핵심 기능을 잃지 않고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감시와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국가의 안보, 공공재 관리, 빈곤층 보호 등의 역할을 수행하던 거버먼트(정부) 차원을 벗어나 기업, 시민사회, 국제기구 등 사회 내 다양한 주체가 자율성을 지니며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거버넌스의 방식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거버넌스 및 굿거버넌스의 개념

  다양한 행위자가 통치에 참여, 협력하는 거버넌스의 개념은 정확히 무엇일까요? 세계은행은 거버넌스를 한나라의 시민이나 대표자가 요구하는 공공재나 기타 재화를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투명하게, 공정하게, 책임성 있게 제공할 수 있는 공공 조직의 제도적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EDCF는 개도국 국민의 개발에의 참여를 확보하는 제도, 체제를 총괄하여 "Good Governance"라 부르며, 구체적으로는 민주주의, 법의 지배, 투명한 회계제도와 공무원제도 등 행정부문의 효율화, 부패방지, 과다한 군비지출의 억제, 인권보호 등을 굿 거버넌스의 주요 항목으로 꼽고 있습니다.




거버넌스의 역사

  거버넌스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1989년 세계은행의 보고서에서였습니다. 아프리카의 저성장 원인으로 많은 것들이 지적되는 가운데 세계은행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이 경제발전과 빈곤감소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원인을 '거버넌스의 실패'에서 찾은 것입니다. 민주적 정통성이 결여되고 시민들의 정치참여가 보장되지 못하고 부패가 만연한 정치풍토 등이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이죠.

 


거버넌스의 지표

  세계은행의 거버넌스 지표 WGIs(Worldwide Governance Indicators)는 거버넌스의 지표로 참여/시민권/정치적 책임성, 정치적 안정과 폭력·테러의 부재, 정부의 질, 규제의 질, 법치, 부패방지를 꼽고 있는데요, 여러 국가들 중 아프리카의 거버넌스는 가장 나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CNN

 


아프리카의 사례

  아프리카에서는 최근 민주화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몇몇 대통령들은 헌법을 고치거나 독재체제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장기집권을 고수합니다. 2012 3월 기준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10년 이상 집권 중인 지도자 수는 총 16명이며 잦은 쿠데타로 군인 출신 지도자가 다수입니다. 몇몇 나라의 정치 체계는 부족주의에 기반해 선거 시즌에는 폭력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죠.

 

  장기집권으로 인한 부패는 자신이 가진 권한이나 공적 서비스 기능을 이용해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기에 소득분배를 악화시키고 경제 발전을 더디게 만들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정부 위주의 수직적 정책 집행 형태를 추구하며 올바른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는 정권이 부패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개발 원조를 위한 선행 요건으로 굿 거버넌스가 강조된다면, 원조를 받는 수원국들은 재정의 투명성, 법치주의, 부패 방지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빈곤 탈피와 경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프리카 연맹에서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해 그들의 포괄적 발전전략인 'Agenda 2063'에 부패가 개발을 저해하는 요인임을 반영하였습니다. 소수의 관료만이 아닌 일반적 아프리카인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발전을 Agenda 2063에서 강조하며 굿 거버넌스와 민주주의, 인권 존중, 정의와 법치를 추구하도록 하였습니다. 민주화와 부패척결, 굿 거버넌스의 확립이 개발을 위한 기초 과제임을 인정한 셈이죠.


 




























SDGs 안의 거버넌스

  SDGs 17개 목표 중 마지막 두 목표인 'Goal 16. 평화, 정의, 제도' 그리고 'Goal 17. 글로벌 파트너십'에서 역시 효과적이고 책무성 있고 포용적인 제도를 구축하고, 파트너십을 통한 협력을 강조하는 거버넌스 개념이 등장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 사이의 수평적인 협력 구조와 파트너십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거버넌스는 빈곤을 퇴치하고 개발을 촉진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일 것입니다."

  전 UN 사무총장 코피 아난은 개발에서 중요한 한가지로 바람직한 거버넌스(Good Governance) 꼽았습니다. 정부, 기업, 시민단체 사회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며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는 거버넌스. 세계화로 인해 초국가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지금, 다양한 구성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구성원들 간의 합의가 도출될 때만이 보다 바로 사회가 만들어질 있을 것입니다.

 

 



참고자료

- 국제개발협력 심화편, KOICA

- 지속가능발전과 거버넌스, 김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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