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어떻게 조혼을 야기하는가

 


 

1. 도입

 안녕하세요! 국제아동돕기연합입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가디언지에 실린 기사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지역의 조혼 증가 현상에 대해 소개하고자 해요! 이 기사는 기후변화와 조혼 증가의 관계에 대해 다루었는데, 이 기사를 주로 다루면서 기후 변화가 소녀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소개해드릴게요. 기사 자체를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소녀들의 삶에 주목할 수 있는 내용들을 전달해드리려고 해요.

 여러분은 10대 중반의 소녀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대개 중학교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들이 떠오르는데요. 한창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을 이 아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낯선 남자와 결혼을 강요 당하게 된다는 상상을 하면 어떠신가요? 많은 분들의 마음이 많이 불편해지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런 상상이 아프리카의 몇몇 나라들에선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해요. 한편 기사에선 이러한 소녀들의 조혼 증가 현상을 기후 변화와 연관시켜 다루고 있는데요. 과연 기후 변화는 소녀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 걸까요? 이에 대해 어린 나이에 결혼해야 했던 몇몇 소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보다 자세히 말씀 드려볼게요.

 

2. 모잠비크의 소녀 Fatima Mussa 이야기
 모잠비크라는 나라를 아시나요모잠비크는 아프리카 대륙 남동부에 위치한 국가인데요. 2,800만 명의 인구 중 약 70%가 빈곤층에 속하는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예요. Fatima Mussa는 모잠비크에 살고 있는 한 소녀인데요이 친구의 이야기를 먼저 소개할게요.


<그림 1> 모잠비크 동쪽, Larde 지역 Nataka에 살고 있는 Fatima Mussa 16살이며 임신 9개월째이다.


 Fatima Mussa는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학교 생활을 하던 학생이었어요. 그러나 어느 순간 삶의 많은 부분이 변했는데요. 인터뷰 당시 그녀는 불과 열여섯 살이었지만, 임신 9개월 차여서 곧 출산을 앞둔 상태였다고 해요. 그녀의 아버지는 가족을 경제적으로 부양할 능력을 갖지 못해서 딸과의 결혼 허락을 구하는 남자에게 돈을 받고 자신의 딸을 맡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Fatima Mussa 15살 때, 그녀는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부모가 자신의 교육을 지속시켜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어쩔 수 없이 결혼을 고려하게 되었다고 해요.

 또래 친구들이 상위 학교에 진학할 때 자신은 학교에 가지 못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서러움, 결혼이라는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 자신의 선택이 아닌, 타인 혹은 환경의 강요로 결정될 때의 무기력함, 성인이 되기도 전에 한 아이의 엄마가 됨으로써 그녀가 감당해야 할 세상의 무게 앞에서 그녀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되겠지만, 불과 열여섯 나이에 이러한 어려움들을 감당하기엔 조금 벅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3. 말라위에서 만난 소녀 Ntonya Sande

 Ntonya Sande 10대가 되자마자 결혼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홍수 때문이었다고 해요. 그렇다면 홍수는 어떻게 Ntonya Sande로 하여금 원치 않는 결혼 생활을 시작하게 만든 걸까요? 우선 Ntonya Sande의 부모님이 소유한 경작지가 홍수에 휩쓸려버리자, 그녀의 집안에 갑작스런 경제적 어려움이 닥치게 되었다고 해요. Ntonya Sande를 더 이상 부양하기 어려웠던 그녀의 부모는 딸과의 결혼을 요구한 남자에게 그녀를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린 나이의 Ntonya Sande는 당연히 부모 곁에 남길 애원했지요. 그러나 부모는 딸을 결혼시킬 수밖에 없었어요. Ntonya Sande의 부모는 그녀에게 날씨 변화가 그들의 삶을 모조리 앗아갔으며, 당장 먹을 것조차 구하기 어렵게 됐음을 설명했다고 해요. 결국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낯선 남자와 결혼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생전 처음 본 남자와 잠자리를 갖게 된 그녀는 이모의 성교육에 따라 그날 밤을 보냈고, 10개월이 지나자 첫째 딸을 낳게 되었다고 해요. 원치 않는 결혼과 원치 않는 임신을 받아들여야 했던 Ntonya Sande에게 성적 자기결정권과 같은 기본적 인권은 너무 멀리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 오래 전부터 가난은 그녀 주변을 배회하며 이미 그녀의 미래를 저당잡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4. 학업을 위해 결혼을 선택한 Majuma Julio 이야기

 

<그림 2>  Majuma Julio가 거의 두살이 된 딸을 안고 있다.

 

 Majuma Julio 15살에 결혼해서 딸을 낳아 키우고 있습니다. 결혼 전 Majuma Julio는 자신의 학업을 경제적으로 지원해주던 삼촌과 살았는데요. 날씨가 변화해 농사를 짓던 삼촌은 더 이상 그녀를 지원해줄 수 없게 되었다고 해요. 학업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Majuma Julio는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으로 결혼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해요. Majuma Julio의 기억에 따르면, 결혼 전 3년 동안 극심한 가뭄으로 삼촌의 농작물 수확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고 하는데요. 가끔 비가 오긴 했지만, 그마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고, 결국 삼촌은 더 이상 Majuma Julio를 지원해줄 수 없게 되었던 것이겠죠. 어느 날 삼촌은 그녀를 불러 결혼할 남자를 소개해주었고, Majuma Julio는 그때 결혼을 원하지 않았지만, 공부를 계속 하고 싶은 마음에 결혼을 수락했다고 해요.

 

5. 기후 변화는 소녀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Ntonya Sande의 사례에서도 조금은 확인하셨겠지만, 구체적으로 기후 변화는 어떻게 소녀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 걸까요? 우선 기후 변화에 대해 사람들이 갖는 생각은 저마다 차이가 있는데요. 기후 변화란 말을 들으면 누군가는 BBC의 해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Blue planet 2>에서처럼 녹아가는 빙하 위에서 설 자리를 찾아 고군분투하는 바다코끼리를 떠올릴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해저로 도시들이 사라지는 종말적인 상상을 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프리카 전역의 소녀들에게 있어서 기후 변화의 징후는 매우 일상적인 장면에서 주로 포착되는데요. 소녀들은 등교하는 친구들의 모습과 아이를 돌보고 있는 자신의 모습 사이에 간극을 발견할 때 기후 변화를 가장 뚜렷하게 실감하게 된다고 해요.

 말라위 남부의 마을에서 모잠비크 동쪽 해안에 이르는 지역에서는 기후 변화가 조혼을 증가시키는 현상을 보다 직접적으로 목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에서 딸을 조혼시킨 가족들은 조혼이 기후 변화의 직접적 결과라고 생각해요. 최근 그들은 지역 기온 상승, 불규칙한 강우량, 범람지역의 확대 등 기후 변화와 관련된 징후들을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이처럼 자연 환경의 변화로 어업 등 경제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가정의 가장들은 예전과 달리 가족을 부양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합니다.

 한편 어떤 마을도 기후 변화의 징후들을 과학적으로 기록할 방법이 없었고, 그렇게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그저 날씨가 변했다는 사실과 경제적 이유로 이제 더 이상 그들의 딸들을 학교에 보낼 수 없다는 사실만을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들은 이러한 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이 딸들을 결혼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부양 가족 수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이겠죠. 때때로 소녀들도 그들 스스로 불행을 극복할 수단으로 결혼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즉 몇몇 소녀들은 결혼이 자신의 삶을 개선시켜주리라 믿고 일찌감치 결혼을 선택합니다.

 말라위 줌바를 거점으로 아동 및 여성의 권리를 위한 캠페인 활동을 진행하는 단체인 Youth Net and Counselling의 사무국장 Mac Bain Mkandawire도 기후 변화가 조혼을 야기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하는데요. 그의 견해에 따르면 말라위의 조혼 중 30~40%는 기후 변화로 인한 홍수, 가뭄 등에 기인한다고 해요. 말라위에서 조혼을 경험하게 되는 400~500만명의 소녀들 중 약 150만명이 기후 변화 때문에 조혼을 하게 된다는 사실은 기후 변화가 소녀들의 삶에 생각보다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보이네요. 한편 통계상 기록되지 않는 조혼 수치까지 고려하면 기후 변화와 조혼의 상관관계는 보다 강력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6. 아프리카의 기후변화와 빈곤


<그림 3>  Le Monde Afrique "Conflits et climat : pourquoi les famines sont de retour"

 

 한편 아프리카의 빈곤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아요. 아프리카미래전략센터에서 아프리카의 내전, 기후변화, 빈곤에 대해 다룬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인데요. 우선 2017 3월초,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식량위기로 인해 2017년까지 지원이 필요한 나라가 37개국에 달하며, 이 중 28개국이 아프리카 지역에 속한다고 해요. 특히 아프리카 지역의 빈곤에 있어서 기후변화는 주요한 변수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케냐 등에선 강우량 감소로 인해 2년 연속 수확량이 감소했다고 해요.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생산수익이 8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는데요. 뿐만 아니라 짐바브웨, 우간다, 탄자니아, 모잠비크, 레소토 등도 이상기후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마다가스카르 남부 지역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60만 명의 사람들이 심각한 식량위기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7. 마치며

 한창 학교에 나가 친구들과 어울리고, 수업을 들으며 꿈을 키워나갈 아이들 중 일부가 집안의 경제적 사정으로 인해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고 아이를 낳고 있는데요. 결혼과 출산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소녀들이 원하지 않는 결혼과 출산을 하게 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많은 소녀들이 기후 변화가 야기한 가난으로 어린 나이에 결혼하게 된다는 사실, 즉 이제는 기후 변화가 소녀들의 삶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된다는 것은 자기결정권을 잃어버렸다는 것이고, 이는 인권이 침해되는 사례라고 볼 수 있겠죠.

 기후변화가 조혼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자연 현상과 사회 현상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어요. 즉 기후변화(자연 현상)가 빈곤을 야기했고, 빈곤은 조혼(사회 현상)을 증가시킨 것이죠. 즉 기후변화, 빈곤, 조혼이 순차적으로 연결된다고 할 수 있는데요. 우선 기후변화와 빈곤의 연결고리는 쉽게 끊기 어려울 지도 몰라요. 인간은 불규칙한 자연 현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해왔지만, 여전히 자연 현상에 대한 완전한 통제력을 갖지 못했습니다. 특히 농업, 어업과 같은 1차 산업의 경우 여전히 자연 현상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고 있죠. 그러나 빈곤과 조혼의 연결고리는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탄자니아의 조혼 제도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탄자니아의 사례에서 개선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탄자니아는 다섯 명 중 두 명의 소녀가 18세 이하에 결혼을 할 정도로 조혼 비율이 높은 국가인데요. 이에 대해 탄자니아 정부는 조혼 제도가 여성의 권리와 인권에 대한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국가 발전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데에서 문제 의식을 갖기 시작했어요. 이에 따라 '어린이 결혼이 없는 지역(Child Marriage-Free Zone)'을 선포한 후, 정부 주도로 이러한 정책을 적극 주도하고 있다고 해요. 물론 아직까지 조혼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는 등 한계가 있지만, 개선 의지가 느껴지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주체들이 아프리카의 조혼을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이상으로 글을 마칠게요. 이렇게 관심 가지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더 재미난 이야기를 소개해드릴게요:) 즐거운 설 연휴 보내시고, 다음에 다시 만나요!>_<

 

 

 

 

 

<참고 문헌>

 

1. Gethin Chamberlain, <Why climate change is creating a new generation of child brides>, The Guardian, 2017.11.26.

2. 김유아, <아프리카의 내전과 기후변화, 그리고 빈곤화로의 회귀>, 아프리카미래전략센터, 2017.3.31.

3. 양철준, <탄자니아의 조혼 제도>, 한국외국어대 아프리카연구소, 2014.11.6.

4. Laurence Caramel, <Conflits et climat : pourquoi les famines sont de retour>, Le Monde Afrique, 2017.3.28.

5. <그림 1>, <그림 2> 출처 : https://www.theguardian.com/society/2017/nov/26/climate-change-creating-generation-of-child-brides-in-africa

  <그림 3> 출처 : http://www.lemonde.fr/afrique/article/2017/03/28/conflits-et-climat-pourquoi-les-famines-sont-de-retour_5101632_32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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