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힐리어, 아프리카의 국제적 위상을 비추다

 


 

 Jambo! 국제아동돕기연합입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특별하게 인사를 드려봤는데요! Jambo는 스와힐리어로 '안녕'이라는 뜻입니다. 스와힐리어는 아프리카 남동부 지역의 국가들, 가령 케냐, 탄자니아 등에서 쓰이는 언어인데요. 아마 추억의 만화 <라이온킹>을 보셨다면 Hakuna Matata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Hakuna Matata<라이온 킹>에서 티몬과 품바가 주인공 심바를 격려하는 장면에 나오는 노래 제목이기도 합니다. 스와힐리어인 Hakuna matata는 한국어로 '문제 없어요.'라는 의미라고 해요.


 

<그림 1> <라이온킹>에 삽입된 사운드트랙 제목인 'Hakuna Matata'

 


 오늘은 스와힐리어와 관련해서 아프리카 지역의 국제적 위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우선 간단하게 스와힐리어에 대해 소개한 후, 아프리카 지역을 둘러싼 최근의 변화들을 말씀 드릴게요! 그럼 시작할게요:)

 


1. 스와힐리어는 어떤 언어일까요?

 스와힐리어는 아프리카의 토착어로, 아프리카연합(AU)과 동아프리카공동체(EAC)의 공식어이기도 한데요. 스와힐리어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명사부류체계(noun class system)'의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 2> 스와힐리어의 명사부류체계

 


명사부류체계는 스와힐리어를 포함한 반투어족의 대표적인 구조적 특징이기도 한데, 이에 따르면 모든 스와힐리어 명사는 18개의 부류에 속합니다. 스와힐리어 명사의 부류는 명사 자체가 지니는 의미 범주에 따라 구분되는데요. 가령 m/wa부류에는 사람, m/mi부류에는 식물, ji/ma부류에는 열매, ki/vi부류나 n부류에는 사물, u부류에는 추상성, ku부류에는 동사의 부정형, pa/ku/mu부류에는 장소를 의미하는 명사가 주로 속해 있다고 해요. 이러한 명사부류체계는 형용사, 수사, 소유대명사, 지시대명사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문장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어요. 이처럼 익숙하지 않은 문법 때문에 실제로 한국어 화자들이 스와힐리어를 배우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해요.

 그렇지만 간단한 스와힐리어 단어 정도를 익혀두면 언젠가 아프리카 여행을 가게 될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몇 가지 소개해드릴게요! 우선 누군가를 만나서 이름을 물어볼 때, "Jina lako nani?"라는 표현을 사용해요. 당신의 이름은 무엇이냐는 질문이에요. 이에 대해 "Jina langu ni 000"라고 대답하면 돼요. 000 위치에 자신의 이름을 넣으면 됩니다! 또한 Karibu는 환영한다는 뜻이고, Tafadhali는 부탁한다는 뜻입니다. Samahani '실례합니다.'의 의미인데, 현지인에게 무언가를 질문할 때 말문을 여는 용도로 사용하면 될 것 같아요.

 한편 스와힐리어는 식민지 통치나 교역의 영향으로 아랍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에서 유래된 단어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가령 hospitali, ofisi 등 병원과 사무실을 의미하는 이 단어들도 외국어의 영향을 받은 스와힐리어 단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럼 이상으로 스와힐리어에 대한 소개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스와힐리어에 대한 국제적 위상이 어떻게 변화해 가고 있는지를 설명해드릴게요.

 


2. 스와힐리어의 국제적 위상

 스와힐리어의 국제적 위상을 둘러싼 주체들은 크게 스와힐리어권 국가와 비()스와힐리어권 국가로 나눌 수 있어요. 각 주체들이 최근 스와힐리어와 관련해서 어떤 행보를 보이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 3> 연설 중인 존 마구풀리 대통령


 

 우선 스와힐리어권 국가 중 하나인 탄자니아에서는 존 마구풀리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스와힐리어를 실질적 국제어로 격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 베트남을 방문한 그는 연설에서 스와힐리어를 사용하면서, 스와힐리어의 위상 강화를 위한 정치적 의지를 표현했다고 해요. 비록 스와힐리어가 탄자니아의 국어이자 공식어이지만, 국가 원수가 해외 순방에서 스와힐리어로 연설을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기에, 존 마구풀리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존 마구풀리 대통령은 동아프리카 공동체(EAC) 정상 회담에서 스와힐리어의 공식어화를 주장했고, 해외 대중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스와힐리어를 사용하는 등 연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해요.

 한편 비()스와힐리어권 국가는 어떤 행동을 보이고 있을까요?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하는데요. 미국이 세계적으로 막강한 정치,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미국이 아프리카 국가들과 스와힐리어에 대해 갖는 입장 또한 국제적 위상을 가늠하는 데 매우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크리스토퍼 쿤스 상원의원이 케냐에 방문해서 연설을 할 때 스와힐리어를 사용함으로써 청중들에게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고 해요. 케냐의 나이로비 대학에서 유학했던 쿤스 의원이 케냐에 방문해 스와힐리어를 사용한 것은 케냐에 대한 개인적인 친근감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국제 정치적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습니다. 즉 아프리카 국가와의 협력 등을 염두에 둔 미국의 입장을 어느 정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을 거에요. 언어를 통한 정서적 교감은 양국 교류 관계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한데,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력사업을 기대하는 한국의 입장에서도 아프리카 토착어 교육 등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사안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스와힐리어를 12개 전략 언어의 하나로 선정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국익 실현에 긴요하거나, 전략적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전략 언어를 선정하는데, 스와힐리어도 이러한 전략 언어에 포함됐다는 점은 미국이 아프리카에 대해 갖는 우호적 입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실제로 스와힐리어 사용 지역인 아프리카 지역에서 스와힐리어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이에 대해 동아프리카공동체(EAC)를 중심으로 다음 장에서 보다 자세히 설명해드릴게요!

 


3. 동아프리카공동체(EAC) 공용어로서의 스와힐리어

 


<그림 4> EAC 로고

 


 동아프리카공동체(이하 EAC) 1967년에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 세 국가가 주축이 돼 설립된 동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의 지역 협력체입니다. EAC가 스와힐리어를 공용어로 지정함으로써 스와힐리어의 위상을 한층 격상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이는 지역 공동체의 통합을 가속화하고 동질적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역 내에서 광범위하게 통용되는 스와힐리어를 공용어로 지정한 것인데요. 이에 따라 아프리카 지역에서 스와힐리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스와힐리어에 대한 EAC의 공용어 지정은 스와힐리어가 지역어를 넘어 국제어로 도약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형성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용어 지정은 단순한 명목적 조치에 그칠 수도 있기 때문에, 스와힐리어 교육이나 실질적 활용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가령 스와힐리어로 된 전문용어를 개발하거나 대중 매체, 교육 체계에서의 사용을 증가시키고, 스와힐리어권 국가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스와힐리어를 배울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스와힐리어를 국제적 언어로 육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탄자니아 대통령이 해외 인터뷰에서 스와힐리어를 사용했던 것도 이러한 스와힐리어의 국제적 위상 강화를 위한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4. 마치며

 이처럼 스와힐리어를 둘러싸고 스와힐리어권 국가와 비()스와힐리어권 국가가 보이는 움직임은 단순히 언어를 대하는 각 국가들의 태도로만 볼 수는 없어요. 미국 상원의원이 스와힐리어권 국가에서 스와힐리어를 사용한다거나 EAC에서 스와힐리어의 국제적 위상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 등은 스와힐리어로 대표된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의 국제적 위상과 긴밀한 관계를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아프리카 지역의 경제적 발전으로 대아프리카 투자 및 진출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아프리카 지역의 주요 언어 중 하나인 스와힐리어의 국내, 국제적 영향력 강화는 아프리카 지역의 발전을 반영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스와힐리어의 언어적 위상과 아프리카 지역의 국제 정치적 위상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지역의 언어와 그 지역의 언어가 갖는 국제 정치적 의미를 고민해보는 과정이 흥미로웠는데, 여러분들은 어떠셨나요? 재밌게 보셨길 바라며, 그럼 3월에는 더욱 알찬 기획기사를 들고 돌아올게요!:)

 


<참고 문헌>

 

박정경, <스와힐리어의 기본 문법>, 세계 언어백과, 한국외국어대학교 세미오시스 연구센터.

양철준, <스와힐리어의 국제적 위상 강화>,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2016.4.1.

양철준, <미국정부, 스와힐리어를 12개 전략 언어의 하나로 선정>,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2018.1.30.

양철준, <동아프리카공동체 공용어로서의 스와힐리어>,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2016.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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