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지바르 : 노예 무역항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1. 도입

 

 안녕하세요, 국제아동돕기연합입니다:)

 오늘은 탄자니아의 주요 관광지로 알려진 잔지바르 섬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해요. 지난 5월 탄자니아 현지 출장 시 저는 잔지바르 섬을 방문했는데요.


<그림 1> 잔지바르의 해변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 바다로 둘러싸인 잔지바르 섬은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많은 외국인들이 휴양을 위해 여행을 오는 지역이라고 해요. 그런데 이처럼 마냥 평화로워 보이기만 했던 이 섬이 실은 과거 노예 무역과 관련된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잔지바르 섬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금부터 이 섬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2. 검은 해안, 잔지바르

 

<그림 2> 잔지바르 지도

 

 잔지바르는 페르시아어로 Zanzi(흑인) Bar(사주 해안)의 합성어로, '검은 해안'을 뜻하는 탄자니아의 섬입니다. 7세기 경 페르시아인들이 잔지바르에 처음 들어왔을 때 원주민들이 흑인이라는 점과 지역이 해안이라는 점을 연결해 지은 이름이라고 해요. 이후 잔지바르는 아프리카, 중동, 인도를 연결하는 구심점이 되는 무역항의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잔지바르 섬은 20세기 중반까지 영국의 보호령이었으나, 1963 12월 보호령이 종료되고 이듬해 1월 잔지바르 혁명 이후에 탄자니아의 자치령으로 귀속되었습니다. 그 다음해에 잔지바르는 탕가니카와 연합하여 현재 탄자니아의 일부가 되었어요.

 서울 면적의 4배쯤 되는 잔지바르 섬엔 현재 대략 130만 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는데요. 잔지바르 섬의 경우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현지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적이 많아 주로 관광 산업이 발달해 있습니다. 특히 잔지바르 해변에 가보면 즐비한 숙박업소들과 휴양을 온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각종 레저를 즐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신혼여행지로 잔지바르를 찾는 신혼 부부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3. 노예 무역의 중심지

 

 한편 잔지바르는 과거 노예 무역과 관련된 안타까운 역사를 보여주는 유적들이 있는 지역이기도 해요. 과거 노예 무역항이었던 잔지바르를 통해 60만명의 노예가 매매되었다고 하는데요. 당시 노예 무역업자들은 탄자니아 본토의 해안가에 위치한 바가모요(Bagamoyo)에서부터 서쪽 지역의 콩고까지 들어가 납치와 약탈을 일삼았습니다. 한편 노예가 된 내륙 주민들은 상아와 같은 물품을 바가모요로 옮기는 데 노동력을 강제로 착취당해야만 했어요. 'Bagamoyo'라는 지명의 어원은 당시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데요. 이 단어는 스와힐리어 단어인 "bwaga moyo"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직역하면 '심장(마음)을 내려놓는다.'는 말인데, 이는 당시 노예들에게 자유 또는 탈출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라는 종용의 의미로 만들어진 단어라고 합니다. 당시 바가모요까지 오면서 살아남은 노예들은 잔지바르 스톤타운의 노예 시장으로 향하는 나무배 안에 구겨 넣어져야만 했어요. 따라서 스톤타운에 가면 탄자니아 본토의 바가모요를 거쳐 온 흑인 노예들이 겪어야 했던 참혹한 실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스톤타운에 위치한 과거의 노예시장 터와 노예 지하수용실 등은 이러한 비극적인 역사를 후대 사람들이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보존되어 있어요.

 

<그림 3> 노예 수용소 유적

 

 현재 성공회 대성당이 세워진 자리는 과거 잔지바르의 노예 시장이 위치했던 곳입니다. 노예 시장에서 거래되기 전 무수히 많은 노예들은 매우 좁은 공간에 갇혀 생활해야 했는데요. 지금도 이 지역엔 노예 시장의 참혹했던 흔적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해요. 당시 노예 거래업자들은 노예의 상품성을 알아보는 방법으로 3일 동안 여러 명의 노예를 한 방에 가둬두고 생존력을 평가하거나, 노예에게 지속적으로 폭력을 가해 끝까지 버티는 노예에게 더 높은 값어치를 매기는 등의 방법을 활용했다고 해요. 모름지기 노예 시장이 존재했던 것 자체가 인간이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4. 다양한 문명의 교차점


 잔지바르는 과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무역의 거점이었습니다. 아랍, 인도, 유럽, 아프리카 등을 잇는 무역이 왕성하게 이루어졌으며 그 흔적이 이 지역의 건축 양식 등에 남아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무역 중심지 역할은 무려 천년 이상 유지되었다고 해요. 이로 인해 잔지바르는 다양한 문화가 혼합된 지역이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아랍이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특히 잔지바르 스톤타운의 건축물들은 아랍식 석조 건축물이라고 해요. 또한 스톤타운 안의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따라 가다보면 숨은 역사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림 4> 잔지바르 스톤타운 전경

 

 이러한 잔지바르의 문화적 가치는 스톤타운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한편 유네스코는 스톤타운의 등재 사유로 두 가지를 꼽았는데요. 첫째로 스톤타운에는 문화적 융합과 조화가 물질적으로 탁월하게 나타나 있다고 보았습니다. 석조 건축물 양식에 다양한 문화가 교차하고 있다고 본 것이죠. 둘째로 과거 노예 제도와 관련해 잔지바르가 중요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잔지바르가 과거 동아프리카의 주요 무역항 가운데 하나였으며, 또한 데이비드 리빙스턴 같은 노예 제도 반대자들이 캠페인을 벌였던 기지였기 때문이라고 해요.

 


5. 노예 해방의 본거지가 되다


 노예 무역의 중심지였던 잔지바르는 훗날 아이러니하게도 노예 해방의 본거지가 되었습니다. 잔지바르의 성공회 대성당 주변은 수백 년 동안 동아프리카의 노예 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는데요. 따라서 이곳은 당시 노예가 되었던 아프리카인들의 한이 서려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지역은 노예 무역을 반대하는 운동의 상징적 장소로 여겨지기도 해요. 많은 선교사, 탐험가들이 노예제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는 주요 활동 장소였기 때문입니다.

 

<그림 5> 데이비드 리빙스턴

 

 대표적으로 데이비드 리빙스턴(David Livingstone)은 잔지바르를 거점으로 아프리카 원주민에 대한 노예 무역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운동을 펼쳐나갔다고 해요. 노예 반대 운동과 관련해서 데이비드 리빙스턴은 과거 영국 정부의 원조를 얻어 아프리카 지역을 조사하던 중 포르투갈 사람들의 노예 거래를 간섭하여 수백명의 노예를 해방시킨 적이 있다고 해요. 나중에 이 사건으로 포르투갈과 영국 정부 간에 갈등이 생겨 영국 정부는 그에게 조사 중단 명령을 내렸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6. 마치며


 잔지바르 섬은 아프리카의 주요 휴양지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잔지바르 섬을 여행하다보면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서서, 노예 무역이나 다양한 문화적 융합과 관련해 관심을 기울일 만한 소재가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스톤타운에 가시면 저렴한 비용으로 현지인 가이드와 함께 스톤타운 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각 장소와 관련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스톤타운 투어'가 있습니다. 나중에 잔지바르를 가보게 되시면 스톤타운 투어를 꼭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상으로 6월 기획기사를 마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자료>


1. NAVER 지식백과, "잔지바르"

2. Zanzibar Package, "Slavery in Zanzibar" (http://www.zanzibarpackage.com/slavery-zanzibar)

3. 박정식, "아프리카 여행 필수코스··· 탄자니아 '잔지바르'", 2018.5.4.

4. 윤희훈, "[여기는 탄자니아]아프리카의 대자연과 역사와 마주하다", 조선비즈, 2017.8.4.

5. 유네스코와 유산, "잔지바르 석조도시[Stone Town of Zanzibar]" (http://heritage.unesco.or.kr/whs/stone-town-of-zanzibar/)

6. Doopedia, "노예시장의 유적"

7. <그림 1> : https://migrationology.com/40-things-to-do-in-zanzibar-2/

  <그림 2> : http://mi-sedentairemi-globetrotteuse.midiblogs.com/voyage/

  <그림 3>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04/2017080401038.html

  <그림 4> : https://hr.wikipedia.org/wiki/Datoteka:Zanzibar_stone_town_pano.jpg

  <그림 5> : https://baomoi.com/kham-pha-thac-nuoc-ky-vi-nhat-the-gioi/c/17234767.epi

Posted by U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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