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무심하게 TV를 보고 있을 때였다. 넓고 평화로운 강 한가운데 아이들이 배를 타고 왔다 갔다 하는 장면이 나오더니 한 아이가 클로즈업 되었다. 그 순간 아이의 커다란 눈망울이 비춰졌고, 그 눈에서는 희망이라고는 발견할 수 없었다. 저 작은 몸, 저 큰 눈 안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잠시 후, 아이들이 배를 타고 수영을 하며 노는 것이 아니라 쉴 새 없이 물고기를 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을 따라가 보니 그들이 왜 이 강에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부모가 브로커에게 팔아 넘긴 것이었다. 처음엔 축구도 시켜주고, 학교도 보내 준다고 했지만 일을 감당하기도 벅찬 아이들에게 학교에 간다는 건 꿈 같은 이야기였다. 이 아이들의 현실은 비참했다. 과연 이 아이들이 다시 꿈을 찾을 수 있을까? 아이들의 눈에서 희망을 볼 수 있을까?


아동노동 또는 아동노예.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지는데 지구 한 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재의 한 조각이며, 그 실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심각하다. 아이들은 학대 받기 쉽다. 그 학대에 대항할 힘이 없다. 그래서 그들은 성인보다 더 비참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상황은 은폐되기 쉽다. 유니세프는 아이들의 건강을 손상시키고, 교육의 기회를 박탈하며, 착취와 학대의 성격을 품고 있는 경제 활동을‘아동노동’이라고 정의한다. 누구도 아이들이 하루 10시간 이상 노동으로 고통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 받으며 마냥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이 손과 발이 묶인 채 하루 종일 노동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은 쉽게 믿기지 않는다. 이 아이들에게 꿈과 내일을 돌려줄 수는 없을까?





찰리 채플린의‘키드’를 통해본 산업혁명시기의 아동노동


1921년에 제작된 찰리 채플린의‘키드’는 찰리 채플린의 어린 시절과 산업혁명 시기의 영국의 현실을 풍자하고 있는 작품이다. 태어나자 마자 버려진 아이를 발견한 찰리는 그 아이를 데려와 정성껏 보살펴 준다. 5살이 된 아이는 남의 집에 돌팔매질을 하여 유리창을 깨고 찰리는 그 유리창을 갈아 주는 일을 하며 근근이 생활해 나가는 환상의 콤비가 된다. 어느 날 아이를 진찰하러 온 의사는 허름한 집을 보며 경찰을 불러와 아이를 보육원에 보내도록 조치한다. 그 당시엔 부모가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아이를 강제로 보육원에 보내도록 했다. 보육원에 맡겨진 아이들은 장시간 무임금 노동력으로 이용되곤 하였다. 보육원에 끌려간 아이를 찾기 위해 찰리는 지붕을 뛰어내리는 등 필사적 노력으로 아이를 다시 만나게 된다.




영화의 배경이 되고 있는 1800년대~1900년대 초는 산업혁명의 초입으로 제품들이 대량 생산되던 시기이다. 아이들은 하루 15~16시간씩 부릴 수 있는 값싼 노동력으로 이용되었다. 공장에서 면화 쓰레기를 줍는 일을 하는 아이들은 기계 밑에서 하루 종일 살아야 했다. 산업화의 상징인 굴뚝을 청소하던 아이들이 피곤에 지쳐 졸다가 연기에 질식하거나 불에 타 죽는 일도 일어났다.



심각성을 인식하고 1924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아동 권리에 관한 제네바 선언이 발표 되었다. 아이들을 보호할 법적 조치가 처음으로 만들어 진 것이다. 그로부터 100년도 더 흐른 지금 노동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은 정당한 법의 보호를 받고 있을까? 국제노동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2004년 기준 전 세계 아동노동자가 2억 1,800만 명이며, 이 중 위험한 환경에서 가혹한 노동을 강요 받는 어린이들의 수는 1억 2,600만 명으로 인신매매, 성착취, 노예, 위험한 작업, 분쟁 등에 시달리며 그 중 1/3이 10세 이하다.“ 라고 발표 하였다. 100년도 전의 일이 시간과 장소만 옮겨져 다른 곳에서 똑같이 벌어지며 아이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달콤한 초콜릿 속에 숨겨진 눈물


매년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때마다 예쁘게 포장된 초콜릿이 거리에 넘쳐 난다. 달콤한 유혹에 눈도 마음도 한 번씩 관심이 가게 되건만 정작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 말해주세요. 당신들이 초콜릿을 먹을 때, 당신들은 초콜릿이 아닌 우리들의 살을 먹고 있는 겁니다.”

-노예노동에서 벗어난 아이보리코스트의 빈센트


초콜릿 농장의 어린 아이들은 하루 10시간 이상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코코아 열매를 따고 있다. 코트디부아르공화국에서는 수천 명의 아이들이 농장에 한 명당 25유로(한화 약 41,000원)에 팔리고 있다. 이 아이들은 15세기에서 19세기 사이, 아프리카 원주민 노예를 팔았던 상아 해안에서 팔려오고 있다. 상아 해안에서 아동매매가 성행하는 이유는 이곳이 세계 최대의 카카오 생산지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형태의 노예제가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일어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은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묵묵히 침묵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확실히 코코아 공급망 문제를 개정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지니고 있다. 다만 부족한 것은 이들의 의지이다. 값싼 임금과 원료 확보를 위한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이 어린 아이들의 고통으로 산 이윤이라는 것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 것일까?




끊을 수 없는 빚의 노예, 인도의 담보노동 아이들 


담보노동은 기본적 자유를 모조리 박탈당하는 현대판 노예제도이다. 몇 푼의 돈을 갚지 못한 부모 때문에(그리고 그 부모가 몇 푼의 돈도 갚지 못할 정도로 비틀어진 구조 때문에)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주인에게 예속되어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한다. 아이들이 많이 먹으면 조느라 작업속도가 늦어진다고 음식을 조금밖에 주지 않거나, 웃고 떠드는 것조차 금지하기도 한다. 이 아이들은 하루 14시간씩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인도, 네팔, 파키스탄 등에서는 수출이 증가할수록 강제 아동노동의 수도 늘어가고 있다. 



인도에서 이와 같은 아동 노동 착취로 생산하여 수출되는 대표적인 상품은 양탄자이다. 인권운동가 카일라시 사티아르티는 양탄자 수출을 금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아동노동을 사용하지 않고 제작되었다는 보증이 있는 양탄자만을 구매하자고 주장한다. 마침내 그는 유니세프를 비롯한 비정부기구와 함께 러그마크 재단이라는 독립기구를 결성 했다. 담보노동의 굴레에서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인도의 인권운동가 카일라시 사티아르티를 비롯한 남아시아 국가들470여 개의 비 정부기구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하고 있는 활동은 담보노동의 심각성과 잔인함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대중교육활동과 아동노예가 성행하는 지역에서 아이들을 구출해내 집으로 보내는 일이다.


“기억에 남아 있는 첫 순간부터 노예로 부림 당했던 그들에게 자유란 너무나 낯선 것이다. 그들은‘자유’가 무엇인지 모른다. 가장 시급한 일은 그들에게 잃어버린 어린 시절을 돌려주는 일이다”- 카일라시 사티아르티


그의 말처럼 아이들이 담보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누릴 날을 꿈꿔본다.




세계화와 아동노동의 확산


산업의 발전과 풍요는 노동의 가치를 아주 값싸게 만들었다. 세계 자본의 사슬은 가난한 사람들을 노예화하고 있다. 몇 푼의 돈 때문에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의 아이들은 사랑을 받고 마음껏 뛰어 놀기는커녕 웃을 수도 없는 노동의 현장에 내몰려 어른도 하기 힘든 하루 10시간 이상의 노동을 버텨내고 있다. 빚을 갚아주고 아이들을 구출해 주어도 그 이후에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다른 노동 현장으로 보내지고 있다. 세계화가 진행될수록 기업은 더 손쉽게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개발되지 않은 곳의 값싼 임금과 자원을 향해 손을 뻗치고 있다.





아동노동을 근절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나?


전세계에 2억이 넘는 아동이 강제적 노동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법과 조약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보호조치들이 실행되어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다면 아동노동을 근절할 수 있다. 특히 아동들이 법적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다국적기업이 아동노동과 관련한 법과 규칙을 제정하고 하청업체들에게 행동강령을 만들어 이를 지켜야만 지속적으로 거래를 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90년대 중반, 나이키 제품을 만들고 있는 파키스탄의 어린이들이 형편없는 노동조건에서 일을 하고 있는 장면이 보도되었다. 방송 이후 소비자들은 어처구니 없는 아동 노동에 분노했고 나이키의 브랜드 이미지는 크게 실추되었다. 이에 나이키에서는 전세계 공장에 소방시설과 비상구 같은 안전시설을 갖췄고, 아동노동을 금지하는 규칙도 만들어 규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은 별로 개선되지 않다는 것이 알려졌다. 나이키뿐 아니라 많은 다국적 기업에 납품하는 기업들은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며 임금을 감축하거나 체불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엄격히 따지자면 시장 논리(오로지 이윤 추구만을 생각하는)에 맞지 않는 강제적인 규제가 어떤 효과가 있을까 회의적이라면 앞서 소개한 인도의 러그마크 재단의 사업을 살펴보자. 아동의 담보노동으로 만들지 않은 양탄자에 러그마크를 붙이는 활동이 활발해져 소비 국가에서는 러그마크가 붙은 상품만을 수입하는 예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열악하긴 하더라도 단 몇 푼의 돈이라도 벌 수 있었던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갈 지 궁금하다. 러그마크 재단은 양탄자에 러그 마크를 붙이는 조건으로 상품 도매가격의 1%를 적립하여 아이들의 교육과 영양 공급에 투자하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인도에서는 250명의 학생을 지원하는 러그마크 학교가 세워졌다.


위와 같은 경우는 소비자가 특정 상품을 확인할 수 있는 형태의 산업이지만, 아동노동의 상당 부분은 최종 제품이 아닌 각종 제품 생산의 중간과정에서 쓰인다. 따라서 아동노동의 현장과 그 실태를 감시할 수 있는 조사원, 경제학자, 선의의 사업가 등의 도움이 필요하다. 또한 아동노동이 벌어지고 있는 국가는 정치적 부패로 인해 인권이나 평화 등의 가치가 묵살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소유주로부터 아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사라지고 무한의 압력과 폭력에 은폐될 수 있다. 이러한 나라를 찾아내 국제적 차원의 문제로 알리는 단체들이 있다. 브라질의 CPT, 모리타니의 SOS 슬레이브스, 파키스탄의 인권위원회가 그러한 단체들이다. 이러한 단체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진실을 밝힐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은 자본주의의 이기 때문에 뒤틀린 아이들의 미래, 그 아이들의 선택이 아니었던 삶을 바로 펴기 위해 사명감으로 뛰고 있다.






불매 운동과 어린이 교육만이 대안은 아니다. 


아동노동을 하는 상당수의 아이들은 그들의 스스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처지이다. 만약 이들을 노동의 현장에서 구출해 주기만 하고 그 이후의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다면 이들의 생계는 어떻게 될까? 많은 단체들이 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교육을 받고도 일자리가 없어 헤매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있는 가운데 교육만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물론 기본적인 교육이 무시되어서는 안되지만 교육만이 대안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1970년대 초, 방글라데시에 세워진 소외어린이교육 프로그램(UCEF)은 여러 교육의 실패를 보완하고, 일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였다. 이미 일하고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미래를 위해 기술을 가르치고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아이들이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기술을 가르치고 그 기술에 해당하는 직장을 알선해주는 소개소를 운영한다. 그들이 주로 배치 받는 분야는 전기, 용접과 피팅, 자동차수리 등의 일이다. 혹독한 노동 조건에서 단순 작업을 위한 부품으로 이용되고 혹사당한 뒤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갈고 닦은 기술을 통해 생산적 활동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모든 아이들이 이러한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UCEF의 장기 목표는 아동노동을 완전히 근절하는 것이다. 제레미 브룩스는 아이들이 착취와 폭력으로부터 보호받고, 어른들처럼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고 조직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고 나아가 넓은 사회에서 자신들이 하고 있는 역할과 부분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는 날을 꿈꾼다고 이야기한다.





아동노동을 근절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1. Anti-Slavery International(국제노예노동반대기구)에 가입하자.

Anti-Slavery International은 전 세계 곳곳에서 지역 조직들을 통해 노예 소유자들을 조사하여 적발하고, 국가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UN에 압력을 가하는 등 노예제를 종식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 <일회용 사람들>, 케빈 베일스 


2. 자선 단체에 곤란한 질문을 하자

혹시 후원하는 단체가 있는가? 그 후원금에 어떻게 쓰이는지 무슨 사업에 쓰이는지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자. 


3. 연금 기금과 투자 기금에 곤란한 질문을 하자

내가 투자하고 있는 곳의 자산이 아동노동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 보자. 양심적인 투자가라면 선의를 위해 일하는 기업을 위해 투자를 하자. 


4. 미디어 매체의 보도에 관심을 갖자.

현재 출판되고 있는 책들 가운데 빈곤지역을 돕기 위해 책의 수익금 일부를 후원하는 책들이 있다. 재미와 오락을 즐기기 위한 책을 한 권 구입하는 대신 제3세계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후원하는 책을 구입하는 건 어떨까.


5. 각종 아동노동 근절 캠페인에 참여하자.

일본은 세계 5위 초콜릿 소비국가이다. 일본 국제앰네스티는 아동노동을 없애기 위해 적극적 행동을 요구하는 이메일과 편지를 일본의 초콜릿 회사에 보내는 운동을 하고 있다. 아동노동을 착취하여 만든 초콜릿은 아닌지 아동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지 묻고 답변을 기다린다. 그리고“일본에서도 공정무역 초콜릿을 판매하기 바랍니다<세계에서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라는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컴퓨터 앞에서 클릭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다.






글 Chun, Eunyoung



이 글은 (사)국제아동돕기연합에서 2008년부터 발행한 매거진 월간 Ue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로하스족

(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건강과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생활방식 또는 이를 실천하려는 사람들




1. 나몰라족의 하루


30Kg의 접착제로 도배된 30평짜리 집에서 잠을 깬다. 집에 들여 놓은 뒤 한번도 쉬지 않고 돌아간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고 샤워를 한다. 샤워헤드는 1분에 약 12.5리터의 물을 내뿜는다. 그러니까 15분 샤워하는 동안 내가 사용한 물의 양은 약 187.5리터. 비누와 샴푸를 썼으니 그만큼의 생활하수를 흘려 보낸 셈이다. 또, 변기 한 번 사용으로 9리터의 물 사용 추가. 머리를 말리며 습관적으로 TV를 켜고, 800여종이 넘는 맹 독성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비싼 화장품을 얼굴에 정성스럽게 바른다. 엄청난 농약을 먹고 자란 목화로 만든 면 옷을 입는다. 우유에 시리얼을 타서 급하게 먹고는 집을 나오지만 가전제품들은 여전히 콘센트에 꽂혀 전기를 소비하고 있다. 


30분간 매연을 내뿜으며 자동차를 타고 붕붕. 비싼 돈 주고 공기오염 시키는 일이지만 일단 편하니까^^ 사무실에서는 전자파와 소음을 내뿜는 컴퓨터를 마주하고 하루 종일 커피를 마셔대며, 표백제로 눈부시게 빛나는 하얀 종이도 많이 사용한다. 점심 메뉴는 초밥. 다들 웰빙~ 웰빙~ 하는데, 양식장에서 자란 생선으로 만든 초밥은 웰빙 식품일까? 오후의 스트레스는 먼 나라 아이들의 고사리손을 착취하여 만들어졌을지도 모를 달콤한 초콜릿 섭취로 달래며 일을 마무리. 하루 종일 켜져 있던 복사기와, 프린터, 팩스, 그리고 형광등도 수고했다. 퇴근할 때 플러그는 빼지 않았으니 밤새 형광램프 한 등을 켜놓은 셈이다. 


저녁에는 소고기.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광우병에 걸릴 수도 있다고 하니 미리미리 먹어둬야지. 유전자가 조작되고, 고기를 먹고 자라 미친 소라 할지라도 먹을 때는 맛있다. 설마 내가 광우병에 걸리는 건 아니겠지. 고기를 먹으면서 소를 키우느냐고 숲이 없어지고,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까지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설거지, 빨래를 하며 주방용 세제와 세탁용 세제 사용. 많은 양의 생활 하수를 무심히 흘려 보낸다. 집안 청소는 전기를 먹고 먼지를 빨아들이는 청소기로 싹싹. 엄청난 소음이 나지만 피곤한 나는 그런 소리에도 무뎌져 있다. 딱히 할만한 운동도 없고, 귀찮기도 하니 소파에 누워 저녁 뉴스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 중국에서는 지진이 났다는군. 내가 사용한 에너지 때문에 지진이 나고 해일이 일어난다는 건 믿을 수 없어. 나는 다시 내 몸에 유해한 자재로 만들어진 집에서. 인체에 해로운 공기를 마시며 잠이 든다. 



2. 생각의 전환


무심코 지나쳤던 하루. 알고 보니 참 끔찍하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잠을 자는 순간까지. 우리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삶의 위협을 느낀 수많은 사람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무서워해야 할 것이 광우병 하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인스턴트음식에 들어 있는 환경호르몬은 체내에서도 분해되지 않고 호르몬과 같은 역할을 해서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전립선 암, 남성 생식력 감소, 기형, 불임 등의 병을 가지고 올 수 있다. 화장품에 들어있는 화학물질도 암이나 탈모증, 기억력 상실, 잔주름 증가, 신경기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몸에 좋지 않은 재료로 지은 집에서는 새집증후군이 나타나고 있으며, 한 사람이 하루에 버리는 1Kg의 쓰레기와 옷을 만드는데 쓰이는 염색약도 어딘가에 고스란히 남아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와 지구는 우리가 먹고 자고 입고 쓰는 의식주와 관련된 모든 것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의 먹거리는 안전하지 못했으며, 자동차뿐만이 아니라 핸드폰, 냉장고, 주택, 의류, 심지어 농산물을 생산에도 사용되는 에너지와 쓰레기는 끊임없이 지구를 못살게 굴고 있다. 


먹이사슬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는 우리 인간은 식물과, 동물들에 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 환경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생활 속 문제들은 우리의 삶 깊은 곳까지 침투해 있으며, 우리의 미래를 빼앗아 갈 준비까지 하고 있다. 광우병으로 사람들이 죽어가기 전에, 지구 온난화에 따른 지진과 해일로 종말을 맞이하기 전에, 우리는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아토피나 광우병이 아닌 희망의 미래를 약속해야 한다. 옐로우 카드나 레드 카드가 아닌 녹색카드를 받을 수 있는 생산과 소비로 나와 지구의 건강을 생각하자. 나와 지구의 수명을 늘려보자.




3. 로하스족의 하루


로하스족은 친환경적인 생산과 소비를 추구한다. 나 혼자만 좋은 것을 먹고 잘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적인 생산–소비 시스템 추구를 통해 국가 경쟁력, 개인 건강, 그리고 지구의 환경까지 두루 생각하며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지구 환경을 걱정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생산된 상품을 소비하려는 트렌드, 로하스족의 생활 환경과 생활 방식을 들여다 보자.


<에코 하우스>

: 나의 생활 공간. 환경마크로 도배!

LOHAS는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환경마크 제품들은 소음도 적고, 소각해 버릴 때도 인체나 환경에 유해한 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부품으로 만들어 졌다. 또, 이 제품들은 에너지를 절약하여 물 도둑, 전기 도둑도 잡을 수 있다. 환경마크가 붙은 제품들과 재활용 제품을 적극 사용하는 로하스족의 녹색 소비 생활은 생활비를 줄이고 가족의 건강까지 챙기며,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여 지구 온난화도 방지할 수 있게 해준다.



“인체에 해롭지 않은 수준까지 수은을 줄인 형광램프”

“소나무목분, 참숯, 녹차 등의 천연 재료와 천연 접착제로 만든 벽지”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는 냉매만을 사용하는 냉장고/에어컨”

“20분 이상 방송신호를 받지 못하면 자동으로 대기 모드 상태로 전환되어 에너지를 절약하는 텔레비전”

“쓰레기의 부피를 5분의 1로 줄이고, 세균과 냄새까지 잡아주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폐플라스틱이나 폐스티로폼을 활용해 다시 태어난 튼튼한 슬리퍼와 귀여운 액자”

“적은 물로 깨끗이 샤워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샤워헤드”

“환경마크 양변기(일반 양변기의 3분의 2의 물 사용)”

“물이 새는 것을 방지해주는 수도꼭지”

“세탁 후 하루 만에 물에서 90%이상 분해되는 세탁용 세제”

“폐식용류로 만든 재활용 비누”



고유가 시대, BMW타고 사무실로 고고싱!

Bus(버스)/ Bike(자전거), Metro(지하철), Walking(걷기)



<에코 오피스>

: 전기도 아끼고, 건강도 지킨다!

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작업 공간인 사무실에서 보낸다. 천장에는 형광등이 줄지어 빛나고 있고, 컴퓨터, 복사기, 스캐너, 전화기 등 수십 개에 달하는 전자 제품들은 쉬지 않고 전기를 소비하고 있다. 로하스족은 사무실도 지구 온난화를 막는 친환경 공간으로 바꾸어 가고 있으며, 알게 모르게 새어나가는 에너지도 줄이려 노력한다. 사무실에서도 잊지 말자. 친환경 마크! 잊지 말자. 전기 코드 뽑고 퇴근하기!



“휘발성 유기화합물, 납, 카드뮴, 수은 등 유해 물질일 들어 있지 않아 피부에 자극이 없는 바닥 장식재”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악취를 예방하고 박테리아 없는 소변기”

“실내 습도를 조절하며 편안한 느낌을 주는 나무 책상”

“전원 스위치가 달린 멀티탭”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일반 복사기의 50분의 1정도의 전기를 소비하는 복사기”

“재활용해서 만들어진 토너 카트리지”

“표백제를 사용하지 않은 재활용 종이”         




창문을 활짝 열고 시원한 물을 마시며 상쾌한 아침을 맞이한다. 양치질을 할 때에는 컵을 사용하고, 물에서 잘 분해되는 샴푸로 머리를 감는다. 식사는 가족들과 함께 한다. 함께 식사를 하면 도란도란 대화도 나눌 수 있고, 가스비도 절약할 수 있다. 방귀와 트림으로 자동차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동물들의 고기는 되도록 먹지 않는다. 스테이크를 만드는 데에도 다량의 석유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고기 대신 국산 유기농 상품을 식탁에 올린다.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많은 이산화탄소를 멀리 한국까지 온 수입농산물은 먹고 싶지 않다. 냉장고 문을 열고 반찬은 한 번에 다 꺼낼 수 있도록 한다. 


지하철을 타고서 출근. 차를 이용할 때에는 경제속도를 유지하고, 차 안의 불필요한 짐들도 줄인다. 가까운 거리는 신발을 타고 간다. 커피대신 두유 한잔을 마시며 일을 시작! 복사를 할 때에는 재활용 용지를 사용하고, 인쇄는 필요한 분량만큼만 하는 습관을 들인다. 점심식사를 하러 갈 때 모니터의 전원은 끄고 나간다. 점심은 우울증에도 좋은 한국 전통식. 현미밥과 맛있는 김치를 꼭꼭 씹어 먹으며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한다. 고등어와 과일, 콩나물, 그리고 땅콩과 같은 견과류는 스트레스를 컨트롤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영양소가 부족하면 초초함이 더해져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사무용 컴퓨터를 바꾸는 대신 CPU(중앙처리장치)만 업그레이드 했다. 노트북을 만드는데 자동차보다 5배나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열심히 일을 한고 난 뒤 퇴근길에는 요가학원에 들러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한다. 옷을 하나 샀는데 유기농 원사를 사용하고 환경심사를 실시하는 친환경 기업의 제품을 선택했다. 집에 돌아와 설거지를 할 때에는 천연 식물성 성분으로 만든 세제를 사용하고, 빨래는 모아서 한다. TV시청 시간을 1시간 줄여 전력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각종 고지서는 이메일로만 받기로 했다. 좋은 책을 한 권 읽으며 내일을 꿈꾼다. 




4. 로하스족의 현명한 소비 습관이 친환경 기업을 만든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은 ‘NO!’라고 거절할 줄 아는 로하스족. 그들은 물건을 살 때 환경이나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 상품을 선택한다. 적은 에너지와 친 환경적인 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진 상품을 고르며, 재활용이 쉽고, 쓰레기가 적게 나오는 상품을 사용한다. 환경과 경제를 함께 생각하는 로하스족의 소비 습관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제품들을 시장에서 쫓아내고 있다. 그들은 친환경 기업을 북돋아 기업이 원료를 채취하는 과정에서부터 상품의 생산, 유통, 그리고 폐기하기 까지 전 단계에 걸쳐서 자원을 적게 쓰고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친환경적인 상품을 만들게 하고 있다. 이러한 로하스족의 소비습관이 널리 퍼져 지속된다면, 지구를 살리는 큰 힘이 될 것이다. 



로하스족을 위한 친환경적인 상품들


-친환경 엔진이 탑재된 LNG버스 

-수소 연료 전지 차 

-오가닉 코튼을 천연 염색한 유아복, 이너웨어 

-화학 비료가 아닌 유기질 비료로 만든 커피와 티, 초콜릿

-면 생리대 

-자연에서 온 종이 호일

-3방울의 물로 한 달을 작동하는 시계와 계산기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용기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메시지가 담긴 쇼핑백

-뒤집으면 용기로 쓸 수 있는 초콜릿 포장



우리는 고도로 발전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로하스족이 된다는 것은 이러한 사회에서 벗어나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먹고 자고 쓰는 것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건강을 생각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고 실천 하는 것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스턴은 “지구 온난화 현상을 방치할 경우 그 해 피해 비용은 매년 세계 총 생산의 5~20%수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반 제품보다 조금 비싼 친환경적인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당장은 손해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멀리 생각해보면 그것은 나와 지구의 건강을 위한 투자이며 환경오염의 피해비용을 줄일 수 있는 보험이다. 작은 생활습관 하나부터 로하스족이 되어 나의 건강도 지키고, 지속가능 기업과 지구를 만들자. 내가 변해야 기업도 세상도 변할 수 있다. 지구를 온전하게 보전할 수 있다.




Yun, Sang eun 

Chun, Eun young



이 글은 (사)국제아동돕기연합에서 2008년부터 발행한 매거진 월간 Ue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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