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기술은 개발도상국의 의료 서비스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2016년 11월 1일
Jonathan Mayes, Andrew White
기술의 발전이 전 세계 인구의 보건을 증진할 수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 기술은 개발도상국부터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많은 국가에서 기술 혁신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스마트폰의 시장 가격이 하락 추세에 있고, UN이 2020년까지 개발도상국에 인터넷망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가까운 시일에 전세계 인구의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의사와 환자들은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효율적으로 상호 소통하고, 의료비 부담은 낮추되 진료의 질은 높이고 있다. 보다 저렴하고 신속한 의료 교육이나 현장 초음파 진료에 이르기까지 혜택을 보는 분야도 다양하다. 본 기사에서는 스마트폰 기술 발전의 최신 동향에 대해서 살펴보고, 향후 스마트폰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다룰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 스마트폰 기술이 사람들의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도 살펴보고자 한다.
서문
보건 부문에서의 기술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총회(WHA) 결의안 60.29에 따르면, 보건의료기술은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질병 예방, 진단, 치료 및 재활에 필수불가결”하다. 스마트폰은 이 성명을 실현에 옮기는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기술이고, 전 세계 수백만 인구의 일상에서도 점점 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14년에 세계보건기구(WHO)는 국민소득 하위국과 중위국을 위한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기술 개발을 요청하는 2차 국제 보건 계획안을 발의했다. 또한 UN은 개발안 9c를 통해 2020년까지 저렴한 범국가적 인터넷망을 개발 도상국에 확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너무 목표를 높게 잡은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스마트폰 가격의 급락세를 고려해 보면 그리 허황된 바람은 아니다.
2013년 기준 스마트폰 판매량은 10억 대에 달하고, 이 중 상당수의 물량이 신흥국에 몰려있다: 중국에서 283백만 대, 인도에서 125백만 대, 브라질에서 47백만 대,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46백만 대가 팔렸다. 가나와 말레이시아에서는 정부가 스마트폰 구매를 장려하는 제도를 운영한다. 가나 정부는 스마트폰에 부과되는 세금을 20% 경감해주고, 말레이시아 또한 더 많은 인구가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저소득층 청년들에게 스마트폰 가격의 일부를 환급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더불어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에도 큰 관심을 갖는 추세다. 이 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 된 지금 상황을 기회로 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료계 종사자를 위한 트레이닝과 커뮤니케이션 개선
스마트폰은 의사들 간의 협업을 도와주고, 의료 서비스 간 보다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 눈에 띄는 “의료 커뮤니케이션”은 새롭게 주목 받는 분야로, 거의 모든 의료 전문 현장에서 그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데이터 클라우드 시스템 덕분에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자료 공유와 공동 작업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의료 전문가들은 필요할 때마다 시각 자료와 검사 결과를 신속하게 열람할 수 있게 되었다. 환자의 기밀 유지를 위해 이런 앱들은 반드시 엄격한 보안 검사를 거쳐야 한다.
소셜 네트워크는 전 세계의 의사와 학생, 환자에게 다리를 이어주고 있다. 지식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며, 건강 관리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의사-환자간 관계의 적절한 경계가 희미해지지 않도록,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은 적절한지, 의사가 어떤 유형의 정보까지 공개할 것인지 등을 잘 고려해야 한다. 영국의 제너럴 메디컬 위원회(GMC)는 이와 관련된 가이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의사만 사용 가능한 폐쇄형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독시미티(Doximity)는 이미 4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독시미티는 의사들이 서로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인맥을 쌓도록 돕고, 이를 통해 의료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거나 희귀한 케이스의 환자가 발생했을 때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35년까지 산파, 간호사, 의사를 비롯한 1,290만 명의 의료 전문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추정한다. 전자 미디어 매체(e-러닝)를 통한 교육이 의료 전문 인력의 공급 부족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 정부 보건 기관, 비영리단체, 그리고 사기업에 이르기까지 많은 곳에서 이 전자 교육 기술을 어떻게 응용할 지 연구 중이다. 워싱턴 대학교의 세계 보건부는 열악한 환경에 처한 지역을 돕기 위한 원거리 교육 연구를 이끌고 있다. 해당 보건부 산하의 세계 보건 e-러닝 프로그램 담당부서(eDGH)는 케냐와 아이티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전 세계 30개국에서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의 주요 과정인 “에이즈 바이러스(HIV)의 임상 관리”는 전 세계에서 매년 1000명 이상의 보건 분야 학생들이 수강한다.
의사를 훈련시키는 데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다면, 저소득 및 중위 소득 국가에서 더 많은 의료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훈련된 의사와 간호사의 수가 더 많아질수록 전 세계의 환자들은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러닝, 클라우드 기술,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는 의료 전문 훈련을 수월하게 해주고 전문가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용이하게 한다. 이는 행정 관리에 소모되는 시간을 절약하고 환자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하도록 도와주지만, 환자와의 상호 의사 소통이나 환자 본인의 참여는 배제한다.
환자 관리의 개선을 위한 협력
스마트폰 기술은 환자 관리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아이원더(iWander)는 소형 GPS 추적 장치를 사용해 알츠하이머 환자를 감시하는 앱이다. 아이원더는 손목시계에 내장된 별도의 모니터링 기기로 환자에게 집으로 가는 최단 경로를 계산해서 알려주거나 보호자와 응급 서비스에 긴급전화를 걸어주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영국 보건의료제도의 원장 브루스 키오 경은 BBC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미래의 병원은 집에 있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물건에 무선 센서를 결합하면 의료 데이터를 생성하고 스마트폰에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머지 않은 미래에, 혈압과 생명 징후를 자동적으로 지속 모니터링하는 손목시계를 흔히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개발 중인 다른 웨어러블 기기에는 포도당 레벨과 안압을 체크하는 콘택트렌즈, 24시간 심전도 모니터링이 가능한 목걸이, 그리고 심전도 센서가 내장된 머리띠 등이 있다.
이러한 장치들은 환자가 본인의 건강 상태에 대한 검사를 좀 더 주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환자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건강 상태의 변화 이력을 점검할 수 있고 의사와의 관계를 보다 주도적으로 풀어나갈 수도 있다. 이는 환자의 권한이 지금보다 더 커지고 의사 결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 서비스 비용의 절감
스마트폰 기술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다. 스마트폰 기술의 상당 부분이 잘 사는 나라의 전유물 같아 보이겠지만, 사실 개발 도상국들도 놀라운 혁신과 창의성을 보이며 흐름을 잘 따라잡고 있다.
인도에서는 6,000만 명이 2형 당뇨병을 앓고 있고, 3,600만 명이 B형 간염에 걸렸으며, 260만 명이 에이즈로 고통 받고 있다. 이 정도로 많은 수의 환자를 조사,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한 일이다.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의 한 공중 보건의가 ‘건강 태블릿’이란 의미의 이름을 가진 ‘스와스티야 슬레이트’를 제작했다. 인도 공공 보건 재단의 후원으로 완성된 이 기술은 1차 진료와 시골 지역 의료 조사의 미래를 책임질 것이다. 스와스티야 슬레이트는 혈당, B형 간염, 에이즈 감염 여부는 물론 기타 30가지의 진단 테스트를 기록할 수 있는 휴대용 진단 장치다. 의사들은 이 장치를 이용하여 현장에서 질병을 진단하거나 만성 환자를 모니터링하고 치료할 수 있다.
스마트폰 기술은 일반 의료 기기의 가격 수준을 낮추는 데에 기여하기도 한다. 케넥 O2는 스마트폰에 연결되는 맥박 산소 측정기다. 스마트폰과 결합한 측정기의 가격은 65달러로, 기존 맥박 산소 측정기 가격의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호환되는 초음파 기기도 개발되었다. 이 기기는 현장진단 초음파(POCUS)를 혁신적으로 발전시켰다. 덕분에 의사는 이것으로 중심 정맥관을 잡거나, 주사 지점을 짚거나, 응급 상황을 보다 빨리 진단하거나, 원거리의 임산부를 원격으로 스캔하거나 할 수 있다. 현장진단 초음파는 개발도상국도 기술 개발을 선도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훌륭한 본보기다.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시에라리온, 코소보와 같은 개발도상국의 의사들은 현장진단 초음파의 중요성을 바로 알아보았다. 그래서 이 안전하고 혁신적인 현장진단 초음파 기술을 열악한 환경이나 긴급한 상황의 원격 진료에 적용했다.
스마트폰의 강력한 기능과 직관적인 특성은 기술 혁신의 훌륭한 밑거름이다. 적은 자본으로도 세계 수준의 최첨단 기술을 사용할 수 있고, 그 기회를 모두 최대한 잘 활용하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의 최근 사용 사례
탄자니아의 마을 시라티에서는, 의료 총책임자 뷰레 창이 박사가 200여 개의 병상을 갖춘 규모의 병원을 책임지고 있다. 박사는 이 곳에서 에이즈 환자들에게 카포시 육종이나 칸디다증과 같은 피부 질환을 빈번하게 진단 내린다. 숙련된 전문의임에도 불구하고, 창이 박사는 확진을 위해 다른 의사의 의견이 필요할 때도 있다. 일단 환자를 격리한 다음, 일부는 추가 확인을 위해 더 큰 병원으로 이송한다. 다른 의사의 의견을 구해야겠다고 판단을 내릴 때는 정말 신중해야 한다. 만일 창이 박사가 환자를 이송하겠다고 결정한다면, 그 환자는 므완자(탄자니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옮긴이) 지역의 병원까지 5시간 동안 비싼 버스를 타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창이 박사는 ‘퍼스트 덤’을 사용하는데, 이는 피부 병변의 사진을 찍기 위해 스마트폰과 연계된 피부경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모바일 앱이다. 찍힌 사진은 다르에스살람(탄자니아의 행정 주-옮긴이)의 컨설턴트가 확인한 다음 환자를 이송하게 된다. 므완자까지 5시간씩 불편한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송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움직인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개발도상국이 미래에 직면할 수도 있는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갈 때는 스마트폰이 필수적일 것이다. 2013년 서아프리카 전역을 강타한 에볼라 사태와 비슷한 상황에서 스마트폰 기술이 있다고 생각해보라. 미래의 정부는 스마트폰을 추적하여 국민들의 이동 패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이를 활용해 고위험 지역을 격리하고 정부 자원을 적시적소에 배분할 것이다. 피 한 방울로도 그 자리에서 바로 에볼라를 진단할 수 있다. 방역 시스템이 신속하게 작동하고, 에볼라는 더 이상 확산되지 못할 것이다.
스마트폰 기술은 이미 많은 의료 서비스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여러 의료 전문 분야에서 주목 받고 있다. 전세계를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을 증진할 뿐만 아니라, 환자 간호의 질을 개선하고 의료 비용도 절감하게 해준다. 기술 개발에 힘쓰면서 잠재적인 문제점에 항상 유의한다면, 스마트폰은 계속해서 세계 보건에 혁신을 선사하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수반하는 문제점
최근 집계한 바로는, 피부과 단일 과목 의료앱만 229개에 달한다. 창이 박사의 탄자니아 사례처럼, 수많은 피부과 앱이 이미 의료 교육과 상호 커뮤니케이션에 활용되고 있다. 바이엘 제약회사도 피부과용 무료 의료앱에 투자를 하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어린이 환자를 위한 이 무료앱은 바이엘의 국소 스테이로이드 약제 ‘데소나이드’를 사용자에게 계속해서 홍보한다. 만약 모바일 앱의 목적이 이윤 창출에 있다면, 그 앱이 제공하는 정보가 올바르고 객관적일 수 있을까? 천식환자 자가 관리 앱 103개를 비교 분석한 리뷰에 따르면, 사용자 친화적인 툴로 천식 증상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 전반을 제공하는 앱은 단 한 개도 없었고, 심지어 일부는 환자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도 있는 잘못된 정보를 포함하고 있었다. 앱 사용자는 물론 의료 종사자들도 신기술은 받아들이되, 항상 경각심과 의구심을 갖고 쏟아지는 정보를 잘 거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의료앱은 10만개에 달한다. 스마트폰과 신용카드만 있으면 누구라도 이 앱들을 사용할 수 있다. 의료앱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의료 서비스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144명의 공립 및 사립 의료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가장 걱정되는 것으로 “데이터를 오해해서 내리는 잘못된 의사 결정“과 “개인 정보 보안 위험”이 꼽혔다. 이는 의료앱의 사용자 데이터 수집과 관리에 대한 개인 정보 보안법의 실패를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어떤 사용자들은 모바일 앱이 전문 의료진 수준의 엄격한 윤리적 잣대에 따라 의료 정보를 다룬다고 으레 짐작해 버리기도 한다. 정부와 의료계는 경각심을 갖고, 사람들이 의료앱 사용에 뒤따르는 잠재 위험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교육할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의료 관련 스마트폰 기술 분야를 규제하는 법안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도 있었다. 북미에서, 의도된 것과 다르게 사용될 경우 환자에게 실질적인 위험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의료앱은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어떤 앱이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기 전에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존재한다. 유사한 사례로, 유럽에서는 EU법안을 준수하는 제품에 한해서 CE마크를 부착하고 있다. 영국의 보건의료제도(NHS)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앱을 리뷰하고 정해진 평가 기준에 따라 추천하는 의료앱 탐색용 웹사이트를 2013년에 발표했다. 그러나 NHS 의료앱 데이터베이스에서 의학적으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인증 받은 79개 앱을 별도로 조사한 결과, 이 중 89%에서 개인 정보가 온라인 서비스에 유출된 정황이 발견되었다. 해당 조사는 “개인 정보 보호 원칙에 시스템적 편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결론을 냈다. 현재 해당 사이트는 평가 프로세스를 점검하기 위한 업그레이드 작업 중이다. 해당 업그레이드는 의료앱의 잠재적 위험와 결점에 대하여 사용자에게 고지하는 승인 시스템의 일관성과 신뢰성 확보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개발진이 앱의 취약점을 출시 전에 해결하도록 강제하는 제도가 정착되기 전까지는,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무엇보다도 교육에 힘쓰는 것이 가장 나은 선택지일 것이다.
결론
이 기사에서는 스마트폰 기술이 전세계 보건 서비스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그 어느 때보다 스마트폰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스마트폰 기술은 세계 보건의 미래를 책임지게 될 것이다.
원문 출처 : http://www.ghjournal.org/how-smartphone-technology-is-changing-healthcare-in-developing-countries/
번역 도움 주신 자원봉사자 구슬지니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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