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적인 이야기는 고정관념을 만들고,
고정관념의 문제는 그것이 거짓이라서가 아니라 불완전하다는 데 있습니다.
고정관념은 하나의 이야기를 유일한 이야기로 만듭니다."







저는 '아프리카'를 상상할 때 머릿속에 아주 선명한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프리카'에 대한 이미지로
아름다운 경치와 동물들, 빈곤과 에이즈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실상 그 속의 다양한 삶의 방식이나 이야기들은 잘 알지 못합니다.


그간 우리는 여러 매체를 통해 아프리카를 접해왔습니다.
그리고 특정한 분야에 초점이 맞추어진 사실들만을 보았습니다.
나이지리아 출신 소설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는 

자신이 참된 문화적 목소리를 찾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고,

어떤 개인과 나라에 대해 진정한 이해를 불가능하게 만들
단편적인 이야기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합니다.







그녀는 아프리카인으로서 자신이 겪은 선입견과 동정심에 대한 경험들을 언급합니다.
학부 시절 그녀의 미국인 룸메이트는 아프리카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녀를 동정했고

아프리카 부족의 전통음악을 궁금해했고
그녀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는 사실을 무척 놀랍게 생각했지만,
그녀는 사실 중산층에서 성장하며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를 즐겨 듣고
모국인 나이지리아는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었습니다.


그외 여러가지 사례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치아만다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아프리카에 대한 단편적 이미지가 거짓이라는 메세지가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단편적인 이미지가
그 사람이나 사물의 전부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아프리카는 우리가 뭉뚱그려 말할 수 있는 하나의 '국가'가 아니며
각기 역사와 사회, 문화적 조건들을 가지고 있고,
그 속의 개개인들은 우리와 같은 감정과 생각, 꿈을 가지고,
혹은 다른 경험과 고민, 취향을 가질 수 있다고 말이죠.





그동안 비추어진 아프리카의 모습에 그곳 사람들의 모습과 생각들은 뻔할 것이라 착각하며
감히 안다고 자부하는 편협한 시각 깨기에 이 강연은 초점을 맞춥니다.
선진국 등의 여타 나라들을 거쳐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시선보다는
그들 개개인이 자신들을 바라보는 입장을 직접적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강연을 보고난 후 저는 한참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들을 대면하기도 전 얼굴없는 대량의 무리, 하나의 아프리카인으로 규정지었으니까요.
그들은 나와 한참 다른 삶을 살았지만 우리는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으며
모든 개개인이 살아온 과정과 결과의 부산물, 목적과 수단은 다를지라도
인간은 결국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며 그것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으로 수렴해가고 있다는 사실에 말입니다.

혹여 그것이 선의라고 할지라도 무작정 그들을 편견과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편은 지양하되
그들의 잠재력과 자생력을 규정짓지 않고서 있는 그대로 그들을 받아들이는 자세 역시 배웠습니다.







'우리의 삶, 우리의 문화는 다양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는 단지 아프리카와 개발협력 활동에만 관련된 이야기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개인과 나라에 대해 열린 시선을 가지고 진실된 마음을 선행할 때 

그때서야 비로소 진정한 교감이 시작되는 것처럼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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