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ja(하나) - 별똥별 한 번.

탄자니아에는 별이 참 많습니다.

하늘 가득 들어찬 별이 신기해서 집 뒤 공터에 나와 앉아서도 보고, 누워서도 봤는데, 보고 또 봐도,

그리고 별자리 하나 모르지만 마냥 좋았습니다.

마침 탄자니아에는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서 정전이 2~3일에 한 번꼴로 있었는데요,

정전되면 정말 말 그대로 캄캄한, 사람도 안 보이는 새까만 어둠 속에서 별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정전이 있는 날은 어김 없이 집을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렇게 정전되었던 어느 날, 제 생애 첫 별똥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별똥별을 보면 소원을 빌라던데, ‘어...?’ 하던 사이에 생애 첫 별똥별은 그렇게 무심하게 지나가셨습니다.

탄자니아의 하늘은 이렇게 별뜨는 밤하늘만 예쁜 게 아닙니다.

제가 머물렀던 탕가와, 지금 살고 있는 다레살람 모두 주변에 큰 산도 없고, 탕가는 특히 고층 빌딩도 없어서

하늘이 유독 넓어 보입니다. 하늘 아래 풍경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매일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하는 김에 자랑 하나 더 하자면! 탄자니아의 보석은 뭐니 뭐니 해도 아이들이 아닐까 싶네요!(탄자나이트가 아니구요!)

Mzungu(외국인)가 나타났을 뿐인데, 사진하나 찍는 것뿐인데, 너무나 즐거워하는 우리 아이들의 미소를 보면서

저도 절로 행복해졌습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우리 아이들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ECHC를 찾아온 우리 아이들!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찰칵~

 

 

 

mbili(둘) - 도시 두 개. 두 개의 시간.

UHIC는 탄자니아의 두 지역에 사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탕가에서는 5세 미만 아동을 위한 ECHC(Early Childhood Health Center)를 운영하고 있고,

수도 다레살람에서는 2013년 1월부터 NABI Project가 시작됩니다.

탕가에 자리 잡은지 한 달 반 정도 되었을 때, NABI Project를 위해 이곳 다레살람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처음 다레살람에 왔을 때 저는 영락없는 ‘촌사람’이었는데요,

탕가에서는 볼 수 없던 대형 쇼핑몰, 카페, 큰 시장을 보면서 감탄사를 연발했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얼마 전 크리스마스이브에는 크리스마스 쇼핑객들을 위해 쇼핑몰이 밤 12시까지 연장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체험 극과 극

왼쪽 - Tanga의 시장 /  오른쪽 - 다레살람 최대의 쇼핑몰 Mlimani city

 

 

다레살람과 탕가, 그리고 시내와 외곽지역을 다니면서 이곳 탄자니아에는 빈부 격차를 넘어서,

아예 사람들이 다른 시간에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는 우리 한국 사람들이, 혹은 다른 선진국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그 시간을 살아가고,

누군가는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자신들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느 시간에 사는게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순 없겠지요.

하지만, 한 나라 안에서 누군가는 최신 휴대전화에, 집에는 홈시어터가 완비된 최첨단을 누릴 때,

누군가는 전기도 없고, 동네에 하나 있는 펌프에서 물을 길러 쓰는 생활을 한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tatu(셋) - Mchina? Mjapani? Mcorea?

여기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을 꼽으라면 저는 주저 없이 ‘치나’(China)를 꼽겠습니다.

길을 나서면 어디선가 어김없이 들려오는 ’치나!‘.

동양인이면 모두 중국 사람으로 알 정도로 여기 사람들은 중국에 유독 친근한데요,

하루는 궁금해서 탄자니아 친구에게 이유를 물어봤더니, 탄자니아의 국부 Julius Nyerere(1,000Tsh. 지폐에도 있는 분)와

중국의 마오쩌둥이 친한 사이라 예전부터 중국과의 교류가 있었고,

최근엔 중국인들이 탄자니아에 공사를 많이 하러 온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이런 사정이 있고, 또 내가 탄자니아 사람, 케냐사람, 혹은 다른 아프리카 사람들을 구분 못하는 것처럼,

이들도 동양인들을 구별하기 힘들긴 마찬가지겠지만, 지나갈 때 마다 ’치나‘라는 소리를 들으면 못내 섭섭한게 사실입니다.

때로는 이런 호칭이 귀엽기도 한데요,

한참 전부터 저를 보면서 걸어오다가 서로 지나갈 때 쯤, 나직이 ’치나‘, 혹은 ’힝홍‘이라고 말할 땐,

이 사람들이 걸어오면서 말할까 말까 얼마나 고민했을지 느껴져서 웃기도 했습니다.

중국인이냐는 말을 듣다듣다 가끔씩 ’나 중국인 아니야!‘라고 대답하면 그 다음은 '자파니?’라고 물어보고.

세 번째 쯤 가야 겨우 ‘꼬레아?’가 나옵니다. 그마저도 ‘평양’이 따라옵니다.

이럴 땐 정말 탄자니아에서 Corea Kusini(South Korea)는 너무나 먼 곳이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꼭 그렇지는 않은게, 한국에서 선거가 있던 다음날, 우연히 만난 탄자니아 사람에게 축하를 받았습니다.

‘여성 대통령이 당선된 걸 축하해!’라고 전혀 기대치도 못한 축하를 받아 당황스럽기도 했고,

또 그땐 지구촌 시대구나 느끼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한국 드라마 주몽이 탄자니아에서 종영되었고, 지금은 성균관 스캔들이 방영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UHIC를 포함한 많은 한국 NGO가 탄자니아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길에서 ‘꼬레아’라는 말을 많이 들을 수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이제 곧 NABI Project가 시작됩니다!

탄자니아의 싱글맘들이 날아오를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그럼 Tutaonana Baadaye! (See you later!)

 

NABI의 선생님들, 지금은 열심히 부채 연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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