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안녕하세요, 국제아동돕기연합입니다! 찬바람이 몰아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봄기운이 완연해진 4월의 마지막 주를 지나고 있어요. 다들 4월 한 달간 잘 지내셨나요?
지난 4월은 5월 못지않게 기념일이 많았어요. 4.3 희생자 추념일, 임시정부 수립일, 4.19혁명일 등 정치⦁역사적으로 큰 의의를 갖는 날을 비롯해 식목일, 지구의 날 등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기념일도 있었는데요!
특히 다가오는 4월 22일 ‘지구의 날’을 기념하여 3월 30일에는 ‘지구를 위한 1시간’ 전등 끄기 캠페인 ‘어스 아워(Earth Hour)’의 일환으로 서울 곳곳에서 약 10분 간 소등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이처럼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매년 ‘지구의 날’을 전후한 일주일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정하여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어요. 또한 위의 예처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생활 실천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소등행사 등을 전국 각자에서 진행하는 등 지구 보호에 인류공영이 달려 있다는 범국가적 의식에 공감하고 있는데요.
U-CENTER 건립과 오지마을 보건관리요원(Keeper) 양성을 통해 수 만 명의 5세 이하 탄자니아 오지마을 아이들을 치료해 온 저희 국제아동돕기연합은 2019년 새로이 시작되는 ‘근본적인 질병 예방을 위한 신사업’ 기획에 이를 반영하여, 5개 세부 사업 중 하나로 ‘친환경 퇴비 화장실 건립’을 선정했어요.
국제아동돕기연합이 탄자니아 오지마을에 건립할 예정인 친환경 퇴비 화장실은 인분 및 음식 쓰레기 등을 모아 퇴비화의 과정을 거쳐 비료로 재사용하는 방식의 화장실이에요. 이와 같은 퇴비 화장실은 물과 복잡한 처리과정, 고도의 장비 모두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만성적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리카 현지 사정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더하여 인분 및 가축 분뇨가 한 곳에 모아지지 않고 거주지 주변에 방치되어 있는 일부 오지 마을의 경우 친환경 퇴비 화장실 건립을 통해 공공 위생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4월 기획기사에서는 이 친환경 퇴비 화장실을 통해 인분으로 안전하게 퇴비를 생산하는 원리는 무엇인지, 운용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주의 사항은 무엇인지 등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친환경 퇴비 화장실의 원리
친환경 퇴비 화장실은 인분뇨를 원료로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퇴비를 생산하는 시설이에요. 퇴비 생산에는 크게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첫 번째는 인분뇨와 음식쓰레기 등의 유기물이고, 두 번째는 ‘덮개 물질(Cover material)’이라 불리는 탄소 기반 물질(톱밥, 물이끼, 짚, 나뭇잎, 목재 등)이며, 세 번째는 박테리아, 세균, 곰팡이, 지렁이와 같은 분해자에요.
인분뇨와 음식쓰레기 등의 유기물과 덮개 물질을 번갈아가며 잘 혼합하여 쌓아 올린 후 충분한 습기, 산소, 탄소-질소 비율 등의 환경이 갖춰지면 열이 발생하며 퇴비 더미가 성숙한다고 해요. 이렇게 생산된 퇴비는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하고, 토양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저장하기에 충분한 부식토 상태여야하기 때문에 절차나 기준에 따른 충분한 발효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요!
이와 같은 발효 과정을 ‘퇴비화(Composting)’라 하고, 이는 통상적으로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안정되는 과정이에요. 통제된 조건 하에서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호기성 분해되면 유기물 내부의 생물학적 온도가 올라가고, 여기서 발생된 열이 병해충, 잡초 뿌리와 그 종자를 파괴하기 때문에 고온은 퇴비화 과정의 전형적이고 중요한 부분이에요.
퇴비화 과정은 다음과 같이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어요.
1) 발열 단계
발열 단계는 보통 퇴비 더미를 쌓아 올린 뒤 3일 이내에 더미 속 온도가 60-70도까지 올라가며 시작되는데요. 유기물의 종류, 퇴비 더미의 규모, 주변 기온, 지리적 위치나 계절, 습도 등에 따라 그 지속 기간이 달라진다고 해요.
대개 2-3주간의 발열 기간 동안 세균 개체군이 급속히 발달하고, 이로 인해 산소요구량이 굉장히 많아져요. 또한 세균은 습한 환경에서 활발히 활동하기 때문에 습도 유지도 중요한데요. 유기농 퇴비를 만들 때 아주 중요한 탄소:질소 비율(탄질비)을 조절하기 위해선 수분 비율을 유지해야하기 때문이에요.
탄소질은 수분이 적은 건초더미(마른 풀) 같은 것에 많고 질소질은 수분이 많은 인분에 많아요. 수분함량이 40% 이하면 건조하여 발효가 늦어지고 70% 이상이면 습해서 공기의 공급을 방해하여 발효보다는 부패작용이 커진다고 해요. 따라서 적정수분함량 60%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열이 높아짐에 따라 퇴비 더미의 수소이온농도(pH) 또한 올라가기 때문에, 퇴비 더미가 잘 발효되고 있는지 온도계와 습도계, pH 측정기 등을 통해 알 수 있어요.
2) 냉각 단계
냉각 단계에서는 세균에 의해 쉽게 소화되는 재료가 일단 변환되며 퇴비 더미의 온도가 서서히 내려가 40-50도를 유지해요. 이 때 수분 함량은 40-50% 정도입니다. 온도가 내려가며 진균이 정착해 짚, 섬유, 목재의 분해를 시작하고 이 분해과정이 둔화되면 퇴비 더미의 온도는 상승하지 않아요. 지렁이와 곤충, 곰팡이 등도 퇴비를 분해하기 시작합니다.
3) 숙성 단계
숙성 단계에서는 양분이 무기화하며 부식산과 항생물질을 생산해요. 이 단계가 끝날 때쯤 퇴비의 원래 부피가 절반가량 줄어들고 퇴비의 색이 짙고 기름져 보여요.
친환경 퇴비 화장실의 운용 과정
친환경 퇴비 화장실의 구성 요소는 크게 세 가지에요. 첫 번째는 인분뇨를 수집하기 위한 화장실 캐비닛과 양동이, 두 번째는 덮개 물질, 세 번째는 칸막이 두엄터인데요. 두엄은 풀, 짚 또는 배설물 따위를 썩힌 거름을 뜻하며 칸막이 두엄터는 퇴비 더미가 숙성 과정을 거쳐 친환경 유기농 비료로 거듭나는 곳이에요.
이용자는 양동이가 설치된 캐비닛을 화장실로 사용하며, 매번 사용할 때마다 배설물 위에 덮개 물질을 덮어 악취와 날벌레를 차단해야 해요. 배설물과 덮개 물질의 비율은 약 1:1로, 20리터짜리 양동이는 성인 1인 기준 1주일 정도 이용할 수 있는 크기라고 해요.
양동이가 가득 차면 뚜껑을 막아 칸막이 두엄터로 이동해 내용물을 비워줍니다. 내용물을 비운 후에도 덮개 물질을 충분히 덮어줘요. 내용물을 비운 양동이는 깨끗한 물로 씻어 다시 활용합니다. 두엄터의 바닥에는 짚, 건초 등의 식물 재료를 쌓는데 이는 생물학적 스펀지 기능을 위한 것이에요. 여기서 생물학적 기능이란 더미에서 만들어지는 과도한 양의 액체를 흡수하여 주변 토양과 수질의 오염을 막되 통풍은 가능하게끔 하는 기능을 뜻해요.
칸막이 두엄터의 퇴비 더미는 지속적 퇴비화를 위해 약 1년 간 채워지며 숙성되고, 이후 약 1년여 간의 추가 성숙 과정을 거쳐 퇴비로 거듭납니다. 퇴비는 추가 성숙 과정을 통해 내부의 잠재적 병원균과 식물에 유해할 수 있는 성분을 없앨 수 있어요.
친환경 퇴비 화장실 운용 시 주의사항
친환경 퇴비 화장실은 인분이 주재료이기 때문에 언제나 악취와 오염,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요. 또한 생산된 퇴비를 활용하여 재배한 작물의 안전성은 퇴비를 얼마나 잘 숙성시키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에 퇴비화는 적절한 환경에서 충분한 시간을 거쳐 진행되어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 지켜야 할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생을 위해
- 화장실 시설물 및 주변을 항상 깨끗이 해야 해요.
- 인분뇨 및 덮개 물질을 비롯해 이와 접촉한 모든 것은 인분뇨 양동이와 칸막이 두엄터를 벗어나지 않도록 해요.
- 화장실을 사용할 때마다 악취가 사라질 정도로 충분히 덮개 물질을 덮어 줘요.
- 화장실 사용 후, 칸막이 두엄터에 양동이의 내용물을 비운 후 꼭 손을 씻어요.
- 비운 양동이는 깨끗한 물 2리터 가량과 비누로 헹궈 줘요.
- 양동이를 닦은 물 또한 반드시 퇴비 더미에 버려요.
- 퇴비 더미의 상단을 항상 깨끗한 덮개 물질로 덮어 줘요.
- 토양과 수질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퇴비 더미의 바닥에 식물 재료를 충분히 쌓아요.
퇴비의 완전한 성숙을 위해
- 퇴비화 시킬 덮개 물질이 충분히 준비되었을 때 퇴비 더미를 쌓아 올려야 해요.
- 퇴비 더미의 크기가 최소 사방 1미터는 되어야 해요. 공기량을 계산하여 보통 너비와 높이를 2.5m*1.5m 이내로 해요.
- 적정수분함량(60%)을 준수하고 퇴비 내 공기를 충분히(퇴비더미 1제곱미터 기준 1분 당 150리터) 공급해요.
- 대변과 소변을 구분하지 않아요. 소변은 퇴비 더미에 습기와 질소를 공급해줘요.
- 덮개 물질은 너무 굵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나무 조각은 덮개 물질로 사용하지 않아요.
- 석회나 재는 절대 덮개 물질로 사용하지 않아요. 이들은 퇴비화를 거치지 않고 바로 땅에 뿌려줘요.
- 퇴비 더미에 유기 물질을 넣을 때 위에 쌓지 않고, 가운데를 갈퀴 같은 것으로 헤친 다음 그 안에 넣고 잘 섞어 줘요. 퇴비 더미가 숙성되기 위해서는 더미 전체에 골고루 유기 물질과 탄소 기반의 덮개 물질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하기 때문이에요.
-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퇴비는 사용하지 않아요. 퇴비 더미를 쌓아올린 후 최소 1년, 감염병에 걸린 환자가 있는 가정의 경우 최소 2년의 추가 숙성 기간을 거친 후 작물 재배에 활용해야 해요.
마치며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수세식 변기는 한 번 사용할 때마다 12리터의 물이 소요되는데, 이는 생수 6통에 해당하는 양이에요. 사용된 물을 정화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양의 깨끗한 물과 화학약품, 하수처리시설이 필요합니다. 이와 같이 배설물이 재사용되지 못하고 ‘처리’의 대상이 되는 기존의 화장실 시스템은 사회에 큰 비용 부담을 주고 있어요.
친환경 퇴비 화장실은 이렇게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인분뇨를 매우 적은 초기비용으로,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재탄생시킨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닙니다. 친환경 퇴비는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주요 재료의 공급이 가능하고 생산과 소비가 맞물려있기 때문에(퇴비로 작물 재배->섭취->배설->다시 퇴비 생산) 지속 가능한 발전에도 기여해요.
또한 필요로 하는 자재가 적고 숙성 과정은 자연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아프리카와 같은 비교적 어려운 환경에도 충분히 설치가 가능하며, 만성적인 물 부족 때문에 작물 재배에 어려움을 겪는 곳에서는 퇴비 화장실을 통해 생산된 비료를 농업에 활용할 수 있어요.
이처럼 지속 가능하고 환경 친화적인 발전의 중요성을 유엔은 SDGs를 통해 세계에 공표하였고, 이에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는데요! 최근 ‘강남스타일’로 유명한 싸이가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담은 래퍼 릴 디키(Lil Dicky)의 신곡 ‘EARTH’의 피쳐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해요. 피쳐링에 참여한 스타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애덤 리바인, 에드 시런, 존 레전드, 할시 등이 있다고 합니다.
‘EARTH’의 뮤직비디오에는 수많은 스타들이 등장해 ‘We love the Earth, it is our planet’이라고 외치며 각별한 지구 사랑을 드러내는데요. ‘EARTH’는 곡 내용답게 수익금 일부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재단에 전달된다고 해요.
인간이 이주할 수 있는 행성이 없는 현재로썬 지구가 유일한 우리의 쉼터이며 살아갈 세상인 만큼, 더 이상의 파괴를 지양하고 공존하는 삶을 꾀해야겠습니다. 이로써 4월 기획기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지구의 날(2019.04.08.)”, 2019년 4월 29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931970&cid=43667&categoryId=43667
“네이버 지식백과 – 어스아워(2019.01.28.)”, 2019년 4월 29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720769&cid=43667&categoryId=43667
“Mother Earth News – Reader Roundup : DIY Composting Toilets(2016.03.16.)”, 2019년 4월 30일,
https://www.motherearthnews.com/green-homes/diy-composting-toilet-zm0z16amzkon
“네이버 블로그 ‘자연을 닮고 싶은 사람’ - 땅심을 살리는 친환경 퇴비만들기(2016.12.26.)”, 2019년 4월 30일,
https://blog.naver.com/baedori/220894875640
“네이버 뉴스 – KBS - ‘물’ 없이 ‘퇴비’까지… 친환경 화장실 개발(2017.05.22.)”, 2019년 4월 30일,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tvh&oid=056&aid=0010458498
“OSEN – 홈 – 연예 – 음악 - [단독] 싸이, 디카프리오⦁할시⦁아리아나⦁에드시런과 릴 디키 신곡 참여 ‘한글가사’(2019.04.21.)”, 2019년 4월 30일, http://www.osen.co.kr/article/G1111126176
“YOUTUBE – Lil Dicky - ‘Lil Dicky – Earth (Official Music Video)(2019.04.18.)”, 2019년 4월 30일,
https://www.youtube.com/watch?v=pvuN_WvF1to
그림 1 : “서울특별시 홈페이지 – 서울의 환경 – 시민참여 – 지구에 휴식을 ♡ 2019 지구촌 전등끄기 Earth Hour(2019.04.01.)”, http://news.seoul.go.kr/env/archives/501263?tr_code=sweb
그림 3 : “YOUTUBE – 오현영,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인증관리팀 - 친환경 퇴비 제조 방법(2015.01.13.)”, 2019년 4월 30일, https://www.youtube.com/watch?v=9p9yXC8X9-k&feature=share
'This is the mom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 기획기사] 프로젝트 성과관리 및 기획을 위한 도구 'PDM' (0) | 2019.06.04 |
---|---|
[3월 기획기사] 아프리카의 식량부족에 따른 영양결핍 - 2018년 유엔식량농업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0) | 2019.03.18 |
[1월 기획기사] 관광산업과 아프리카의 경제개발 - 탄자니아를 중심으로 (1) | 2019.02.07 |
[12월 기획기사] 아프리카와 4차 산업혁명 (0) | 2018.12.28 |
[11월 기획기사]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지역의 에너지빈곤 해결방안 (0) | 2018.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