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안녕하세요, 국제아동돕기연합입니다! 한 달 간 잘 지내셨나요? 4월까지 쌀쌀한 듯하더니, 5월 중순부터는 갑자기 여름이 찾아와 다들 많이 놀라셨을 것 같아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니 옷차림에 유의하시길 바라요!
지난 4월 기획기사와, 탄자니아 지부에 파견되어 계신 KCOC 단원 분이 편지로 전해주셨듯이 국제아동돕기연합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신사업 준비에 한창 인데요! 신사업 프로그램은 탄자니아 오지마을 주민의 근본적인 질병 예방을 위해 총 다섯 가지 세부 프로젝트로 기획되었어요. 그 중 하나인 친환경 퇴비 화장실 프로젝트를 지난 기획기사에서 소개해 드렸었는데요.
이와 같이 개발협력 프로젝트는 범 분야 이슈를 기반으로, 대상 지역의 역사, 문화, 환경의 맥락에 맞게 문제에 접근하여, 지역이 자력을 가지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하도록 기획되어야 해요. 여기서 ‘프로젝트’란, 정해진 기간, 예산, 지역 내에서 특정 목표 및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국과 협의된 투입물, 활동, 산출물의 종합을 뜻해요(OECD/DAC 2013). ‘프로그램’이란 서로 관련된 ‘프로젝트’들이 유기적으로 관리되는, 프로젝트들의 집합을 뜻해요. 즉, 여러 프로젝트들이 모여 하나의 프로그램을 이루는 것이죠.
이렇게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진행되어 목표를 달성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기획 도구가 꼭 필요할 텐데요! 이 때 사용하는 도구가 바로 ‘PDM(Project Design Matrix)’입니다. PDM은 프로젝트의 전 생애 주기(사업의 발굴부터 최종 평가까지)에서 활용된다고 할 만큼 사업 관리에 있어서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모형이라고 해요.
따라서 이번 기획기사에서는 PDM이 무엇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작성되는지, 마지막으로 어떻게 해석되어 활용되는지를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가실까요?
PDM의 등장 배경 및 정의
PDM은 국제개발협력이 급격히 증가하던 1960년대 후반, 피어슨 보고서(Pearson report)에서 원조의 효율성과 효과성 문제를 지적(Charity vs Input/ Output vs Impact)하며 그 필요성이 대두되었어요. 원조에 들어가는 자원이 효율적으로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되었는지, 전달이 되었어도 그 원조가 정말 수여자가 필요로 하는 원조였는지에 대한 지적이었죠.
‘원조를 위한 원조’가 거듭되며 점차 원조사업의 책임성을 보장하고 성과를 향상시키라는 국내외적 요구와 자성적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어요. 이에 따라 원조 대상 국가, 분야, 기술 범위와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프로젝트 관리 기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미국 국제개발처(USAID)에서 PDM의 모태 논리 모형(Logical Frame Approach)를 최초로 개발하기에 이르렀어요.
이후 1971년 미국 국제개발처가 이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캐나다, 독일, 영국을 거쳐 UN 국제기구에서도 이를 활용하기 시작했고, PDM은 점차 다른 원조 기관들로 널리 퍼져 2006년에는 한국의 국제협력단(KOICA)도 이를 도입해 프로젝트 기획에 활용하고 있어요.
PDM(Project Design Matrix)이란, 4행 4열의 16칸짜리 프로젝트 요약본을 뜻해요. PDM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성과를 관리하기 위한 도구로써,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프로젝트 기획을 통해 얻게 되는 프로젝트의 ‘최종 기획 문서’라고 해요.
PDM은 또한 대표적인 ‘논리 모형(Log-Frame)’으로, 프로젝트의 목적, 활동, 성과를 위계적으로 도식화한 것이에요. ‘논리 모형’은 프로젝트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투입물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산출물을 내는지 영향과 결과 간의 인과관계를 보여줍니다.
PDM은 프로젝트의 입안, 실시, 평가의 전 과정에서 활용되며, 프로젝트를 일관성 있게 집행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요. 그렇다면 PDM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까요?
PDM의 내용(논리 구성)
<그림 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프로젝트 기획자는 PDM을 통해 프로젝트 또는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을 요약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요. PDM은 구성요소가 가로 행과 세로 열로 배치되어 있으며, <그림 2>처럼 가로 행의 ‘수평적 논리’와 세로 열의 ‘수직적 논리’로 구성돼요.
수직적 논리를 이루는 1열(프로젝트 요약)은 활동, 산출물, 성과, 영향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맨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더 높은(상위) 목표가 위치하여, 1열에는 목표들의 상하체계가 나타나 있어요. 즉 프로젝트는 맨 아래에서부터 4행의 구체적인 ‘활동’을 통해 3행의 ‘산출물’을 만들어 내고, 3행의 ‘산출물’은 프로젝트의 직접적인 목적인 2행의 ‘성과’를 이루며, 2행의 ‘성과’가 이루어지면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인 1행의 ‘영향’을 달성하는 구조에요.
프로젝트는 수직적 논리를 따라 무조건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행) 나아갈 때마다 각 행의 ‘수평적 논리’를 반드시 거쳐야 해요. 수평적 논리를 이루는 하나의 행은 프로젝트 요약, 객관적 검증지표, 검증수단, 중요가정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는 각 단계(행)의 프로젝트 목표와,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지표 및 검증수단, 그리고 해당 목표가 상위목표의 달성으로 이어지기 위해 반드시 갖춰져야 할 조건과 가정을 나타내요. 즉, 각 단계의 목표가 객관적으로 잘 달성되었는지 확인하고, 더하여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충족되어야 할 조건과 가정 또한 모두 만족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라고 할 수 있어요.
<그림 4>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장소에서 ‘하천의 수질 개선’이라는 ‘영향’을 주기 위해 작성된 PDM의 예시에요. 맨 아래 행의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주민 교육과 마을지도자 양성’이라는 목표가 잘 이루어졌는지 교육 횟수와 교육 이수자 수를 통해 확인하고, 이를 프로젝트 보고서로 증빙하는 모습이에요.
만약 이 과정을 통해 ‘주민 교육과 마을지도자 양성’이라는 목표가 달성되면, 프로젝트는 위의 행의 ‘성과’로 이동하여 ‘쓰레기 투기 위험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 향상 및 고체 폐기물의 무단 투기 감소’를 위해 진행되고, 그 이후 오른쪽의 ‘주민의 비율 및 적발 횟수’ 등의 지표와 검증수단을 통해 달성 여부를 검사하게 돼요.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며 모든 ‘활동’과 ‘산출물’, ‘성과’들이 올바르게 달성되면, 궁극적으로 가장 큰 목표인 ‘영향’, 즉 ‘하천의 수질 개선’을 달성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프로젝트의 기획, 진행, 평가 전반에 걸친 내용을 포함하는 PDM은 어떤 과정을 거쳐 작성될까요?
PDM의 수립과 절차
프로젝트는 개발도상국의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입 방식 중 하나에요. 따라서 어떠한 프로젝트를 실시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환경과 맥락에 대한 상황분석이 선행되어야 하는데요!
PDM 작성 단계는 <그림 6>에서처럼 크게 ‘분석 단계’와 ‘계획 단계’로 구분할 수 있어요.
‘분석 단계(상황분석)’는 1. 이해관계자 분석 -> 2. 문제분석 -> 3. 목표분석을 통해 이루어져요. 분석을 통해 프로젝트를 선택한 후(계획단계)에는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PDM을 작성하고, 세부 활동계획을 세우고, 투입물 및 예산과 관련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상황 분석의 첫 번째는 ‘이해관계자 분석’이에요. ‘이해관계자’란, 개발프로젝트로 인하여 긍정 또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모든 집단을 의미해요. 프로젝트 혜택 대상이 되는 수원국 주민, 공무원, 기업인들뿐만 아니라, 더 넓은 개념에서는 국내의 프로젝트 담당자, 전문가, 기업인들도 모두 이에 해당된다고 해요.
따라서 이해관계자 분석은 프로젝트에 관련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장 포괄적인 분석이며 또한 PDM 작성을 위한 분석과정 중 가장 근본적인 분석과정이에요. ‘누구의 문제인가?’, ‘누가 혜택을 받게 되나?’, ‘이해관계자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따라 프로젝트 대상지, 내용, 기간, 방식 등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초기기획단계에서는 핵심 타겟 그룹을 찾기 위해 가능한 넓은 범위에서 분석을 시작하여 한 단계씩 그 범위를 좁혀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해요.(<그림 8>의 왼쪽)
상황 분석의 두 번째는 ‘문제 분석’이에요. 문제 분석은 수집 가능한 정보를 근거로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판별해 이를 인과관계로 연결하는 작업이에요. 이 인과관계를 도식화한 것을 ‘문제 나무’라고 해요.(<그림 9>)
<그림 9>는 <그림 4>의 ‘하천 수질 개선 프로젝트’의 문제 나무를 표현한 모습이에요. 해당 프로젝트는 대상 지역의 하천 수질이 악화된 상태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림 9>와 같이 현재 상황의 문제점을 분석할 수 있어요.
‘문제 나무’에는 프로젝트가 해결하고자 하는 ‘핵심 문제’를 중심으로 아래에는 ‘근본 원인’이, 위에는 핵심 문제가 야기할 ‘현상 및 파급 효과’가 위치해 있어요.
문제분석의 요점은 ‘핵심문제’를 찾아내는 것이에요. 개인별, 계층별, 사회적, 구조적, 경제적 다양한 문제는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으나 모든 문제를 개발프로젝트에서 해결할 수는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개발프로젝트가 개입하여 해결할 수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혜택과 효과가 가장 큰 핵심문제를 찾아야 한다고 해요.
핵심문제가 선택되면, 문제의 원인(잠재적, 근본적 원인)과 문제가 일으킬 결과를 파악해요. 그리고 핵심문제의 인과관계가 나타나도록 ‘문제 나무’의 뿌리에는 원인을, 줄기와 이파리에는 결과를 기재하여 문제 나무를 구성한다고 해요.
‘문제나무’를 만든 후, 각 문제나무에 있는 상황들을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가정 하에 반대로 뒤집으면 바로 ‘목표나무’가 돼요(목표분석, <그림 10>).
즉, 부정적인 상황을 표현하던 ‘문제나무’를 그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나타날 영향과 성과를 긍정적인 표현으로 적어 ‘목표나무’로 바꾸는 것이에요. 문제나무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문제’는 목표나무 작성 시에는 ‘핵심 목표’가 된다고 해요.
목표나무로부터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범위까지 설정한 후, PDM 초안을 작성할 수 있어요. 우선 목표나무의 구성요소를 <그림 11>과 같이 구성요소로 기입해요.
기입하는 순서는 1열의 위에서 아래로, 가장 높은 목표로부터 목적, 산출물, 활동, 이에 필요한 자원들의 순서로 기입해요. 한편 4열의 ‘중요 가정’은 반대로 아래 단위에서 이루어져야 할 조건들을 생각하며 상위로 올라가며 작성한다고 해요.
PDM을 작성하는 데 있어 위의 순서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해요. 사전 분석기법이 다양하듯이, 위의 순서는 목표나무나 문제분석 등을 활용하지 않을 경우 차이가 날 수 있어요.
마치며
PDM의 쓰임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어요.
- 문제에 대한 논리적인 개입방안을 계획하는 도구
- 프로젝트의 간결한 요약도구
- 산출물 등의 프로젝트 지표를 확인하는 도구
- 프로젝트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도구(영향, 성과 등 상위단계의 목적을 달성했는지 여부)
PDM 작성은 이처럼 4×4 표를 채우는 작업이 아니라, 일련의 사업계획을 통해 얻어지는 결과를 요약한 하나의 산출물이에요. 따라서 PDM 작성을 완료했다는 것은 프로젝트가 타당하며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는 의미에요. 프로젝트 세부계획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예산관리, 일정관리, 성과관리 등(<그림 10>)이므로, PDM을 근거로 프로젝트 계획을 수월하게 수립할 수 있어요.
PDM은 또한 프로젝트 집행단계에서는 프로젝트의 이정표 역할을 하며, 프로젝트가 완료된 이후에는 프로젝트의 흐름(History)을 추적할 수 있는 근거임에 동시에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돼요. 이처럼 PDM은 사업기획단계에서 탄생하나, 프로젝트의 전 생애주기에 거쳐 활용돼요.
그러나, PDM은 지속적으로 수정과 보완이 요구되며, 이해관계자 간의 논의를 통해 최종 PDM을 도출하는 과정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될 수 있어요. 특히, 개발원조 프로젝트처럼 외부조건이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일부를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계획을 변경하는 경우도 발생해요. 또한 PDM은 작성 당시의 시점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하나의 표에 요약해 작성하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다각적인 측면(세부일정, 활동범위, 위험, 조달관리 등)을 포함할 수 없어 추가적인 관리문서를 필요로 하는 것이 한계라고 할 수 있어요.
PDM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PDM에 대한 인식과 활용도는 높아졌으나 아직까지도 프로젝트의 전 과정에 걸쳐 PDM이 올바르게 사용된 사례를 찾기는 어렵다고 해요. PDM은 PDM 자체 혹은 문서 작성에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니라, 이를 위한 참여과정을 중요하게 강조하는 도구에요. 즉, 왜 개발프로젝트를 그 분야에, 그 지역에, 그러한 활동내역으로 해야만 하는지, 또한 그러한 선택이 효과적이고 최선이었는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해요. 또한 지표를 통해 프로젝트의 성과를 입증하고,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해요. 따라서 PDM 작성의 핵심은 PDM 작성을 위한 사전단계에 있어요.
PDM과 연관된 용어의 쓰임, 작성 방식, 분석 방법은 원조기관이나 프로젝트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논리적 구조는 동일해요. 앞으로 개발협력사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성과입증의 필요성은 커질 것이며, 원조기관들이 개발협력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PDM 기법을 활용해 보다 내실 있는 프로젝트 기획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해요.
올해 하반기부터 진행될 국제아동돕기연합의 신사업 또한 올바른 PDM 작성을 통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기를 소망하면서, 5월 기획기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KOICA(한국국제협력단), 「2019년 상반기 ODA 사업수행기관 영프로페셔널 1차 선택교육 –프로젝트 운영 및 절차-」, KOICA(한국국제협력단), 2019.04, p.52-107
KOICA ODA 교육원, 국제개발협력 프로젝트 실행과 관리, 한울아카데미, 2018.10.31., p.270-308
임진호(코이카르완다사무소/교육ODA전문가), Education For All(EFA), “데이터를 활용한 국제교육개발협력 사업 기획 방법”, http://redi.re.kr/wp-content/uploads/2016/08, 2016.06.30
KOICA ODA 교육원, KOICA 사업의 이해-사업관리교육-기본과정-PDM과 사업관리, KOICA ODA 교육원, 2012.11, p.81-114
aiden양희만, aiden양희만의 블로그, “[국제개발협력 120-125] 국제개발협력의 평가방법, PDM”, https://karas386.blog.me/221330466371, 2018.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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